[영상M] "코 말고 입에다 코로나 검사해라! 너희 다 잘리게 해줄게" 간호사에 행패

김수근 bestroot@mbc.co.kr 2021. 12. 24. 17: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검사) 안 받는다 했어요 내가? 구인두(목구멍)로 검사 안 해준다고 했잖아요!"

지난 23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의 한 선별검사소.

코로나19 검사를 하러 온 일행 4명이 의료진들에게 거세게 항의합니다. 콧구멍에 면봉을 넣는 '비인두' 방식 대신 목 안에 면봉을 넣는 '구인두' 방식을 요구한 겁니다.

의료진들은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 비인두 도말(분비물)을 우선 채취하는데, 영아 등 비인두 채취가 어려운 상태라면 구인두 검사가 가능합니다. 혹시 코에 수술 받으셨어요?"

그러자 의료진들에게 황당한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진료 의료진] "욕설을 하면서 내가 구인두 검사를 받겠다는데 왜 그러냐, 비인두 검사를 하다 뇌에 구멍 뚫리면 책임 질거냐고 하셨어요. 뇌에 구멍날 일이 없다고 했는데, 의사도 아닌데 어떻게 아느냐고 하시고요."

실제 서울시가 지난 16일 배포한 공문입니다. 정확한 검사 결과 확인을 위해 비인두 검사를 우선 하되, 영아 등 비인두 검사가 어려운 사람에 한해 대체 검사가 가능하다고 돼 있습니다. 목구멍으로 하는 검사도 되지만 정확성을 위해 코로 하는 검사가 원칙이라는 겁니다.

여러 차례 설명에도 항의는 20분 가량 이어졌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 검사는 중단되거나 지연됐습니다. 보건당국은 결국 이들이 요구한대로 결국 구인두 검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 2명이 2시간 뒤 다시 검사소에 나타났습니다.

왜 구인두 검사를 바로 해주지 않았냐고 또다시 따져물었습니다. 다시 원칙을 설명하자 막말을 쏟아냈습니다.

[코로나 검사 대상자] "아저씨 전문의에요? 개원의에요? 계약직이잖아요. 간호사 국시 붙으니까 뭐라도 되는 거 같아? 해부학 배웠어요? 지식 없잖아요. 간호사는 좀 조용히 하시라고요. 아휴 꼴통들."

뜬금없이 돈 이야기를 꺼내기도 합니다.

[코로나 검사 대상자] "혹시 얼마 받으세요, 돈? 네 연봉 한 달이면 벌어. 주차장에 있는 차 보여줄까요?"

더 이상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휴식 공간에 들어가는 의료진에게 이런 말까지 던졌습니다.

[코로나 검사 대상자] "내가 장담하는데 너희 다 잘리게 해줄게"

그리고 다시 찾아왔던 2명이 2시간 뒤인 오후 3시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 중 한 명은 그 전(21일과 22일)에도 혼자 와서 구인두 검사를 받고 갔습니다.

검사소마다 이런 사람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말 인천의 한 진료소에선 "아프게 하면 때리겠다"고 주먹으로 의료진을 위협한 40대 남성이 벌금 5백 만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대한 간호협회는 이런 일이 너무 비일비재해서 따로 사건을 접수하지도 않는다고 했습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 "너무 비일비재해서 따로 접수하지도 않아요. 접수하면 업무가 늘어나는 것도 있고. 솔직히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행패 부리는 사람을 막는 방법이나 인력 배치도 필요합니다. 사실 먼저 고려했어야 하는 부분인데‥ 지금은 딱히 방법이 없어요."

한 간호사는 종일 검사를 하고 나면 손이 떨릴 지경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사명감으로 일한다는 의료진들은 시민들에게 마지막 당부의 말을 남겼습니다.

[당시 진료 의료진] "의료진이 고의로 아프게 하지 않아요. 만약 그 분이 또 오시면요? 다시 원칙을 설명해 드려야죠. 따라야 할 원칙이 있으니까, 협조를 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수근 기자 (bestroo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1/society/article/6326908_34873.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