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경향신문]
‘지구의 눈’ ‘우주를 보는 창’…. 허블 우주망원경의 다른 이름이다. 인류가 우주의 신비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31년째 지구 상공 559㎞ 궤도를 돌고 있는 허블은 우주사를 새로 쓸 만큼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블랙홀을 발견하고 우주 나이가 137억년임을 밝혀냈다. 우주를 향한 인류의 시각이 허블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다. 당초 예상됐던 수명 15년의 두 배를 살아가며 ‘허블 시대’를 열어젖힌 허블 망원경도 이젠 늙었다. 2025년쯤 수명을 다한다.
허블의 후계자를 자처한 게 ‘제임스 웹(James Webb) 우주망원경’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중심으로 유럽·캐나다 항공우주국이 25년 동안 약 12조원을 투입해 개발했다. 인류의 최첨단 과학기술을 집약한 ‘인류 최고의 우주망원경’이다. 전반적 관측 능력이 허블의 100배다. 사람의 눈처럼 가시광선을 관측한 광학 우주망원경인 허블과 달리 제임스 웹은 적외선 우주망원경이다. 더 멀리 더 선명하게 우주를 들여다볼 수 있다. 직경 6.5m로, 얇은 금을 도금한 은백색 금속인 베릴륨 거울 18개로 구성됐다. 망원경 명칭은 1950~1960년대 초기 아폴로 계획을 이끈 NASA 제2대 국장 제임스 에드윈 웹의 이름을 땄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 우주기지에서 25일 오전 7시20분(한국시간 오후 9시20분)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한다. 발사 일정이 수차례 연기된 끝에 다시 잡혔다. 제임스 웹은 발사 이후 29일간 이동해 지구로부터 약 160만㎞ 떨어진 태양 궤도에 진입해 지구와 나란히 공전하며 관측 활동을 벌이게 된다. 빅뱅 직후 우주 탄생 초기에 발생한 빛과 먼지를 확인하고, 외계행성 대기의 성분 등을 분석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우주는 여전히 신비의 공간이다. 우주·생명·태양계가 탄생한 과정도, 태양계 밖 외계행성 어딘가에 생명체가 존재하는지도 아직 모른다. 제임스 웹은 인류가 그동안 보지 못한 저 깊은 영역의 우주를 볼 수 있게 할 것이다. 인류가 아직 풀지 못한 수수께끼를 풀 수 있게 도와주기를 기대한다. 제임스 웹이 성공적으로 발사돼 2021년 인류에게 전해지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
도재기 논설위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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