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가 경선 토론 16번 했는데, 뭐 누가 많이 보셨나요?"

현화영 2021. 12. 2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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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와의 토론에 부정적인 시각 드러내
"토론하면 또 서로 공격 방어하게 되고 자기 생각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받으라는 특검은 안 받고 자다가 봉창 두드리듯 토론 타령 그만 하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영상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양자토론에 관해 “제가 국민의힘 경선 때 토론 16번 했는데, 그 토론 뭐 누가 많이 보셨나”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지난 25일 경제 분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와 경제 정책에 대해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하면 어떠냐’는 진행자의 제안을 받았다.

그러자 윤 후보는 “토론을 하면 서로 공격과 방어를 하게 되고, 자기 생각을 제대로 설명하기가 어렵다”면서 “실제 (국민의힘 경선 당시 토론을) 16번 해보니까 그렇더라. 자기 생각을 얘기하고 그것을 우리 시청자들이나 전문가들이 보고 스스로 판단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기회가 많아야 하지, 토론하게 되면 결국 싸움밖에 안 난다”면서 “이 나라의 공적인 정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뽑는데 그 사람의 어떤 사고방식이나 이런 것을 검증해 나가는데, 저는 이 토론이라는 게 이렇게 정책 토론을 많이 한다는 게 별로 그렇게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국민의힘 경선 16번 했지만, 그 토론 누가 그리 많이 보셨나요?”라고 반문했다. 

앞서 윤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당시 경쟁 후보였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과 토론하며 손바닥 가운데 그린 왕(王)자, 정법 강의 유튜브 등 네거티브 공방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뉴스
 
민주당 김승남 의원은 지난 23일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공정한 정책 경쟁의 선거를 이루기 위해서는 대선 토론 방식을 바꿔야 한다”면서 대선후보의 법정 TV토론을 현행 3회에서 7회로 늘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번 윤 후보의 유튜브 인터뷰 영상이 공개되자 민주당 측에선 곧장 비판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 선대위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싸움을 핑계로 토론 회피의 명분으로 삼았으나, 결국 윤 후보는 자질검증, 도덕성 검증, 정책 검증이 무섭다고 자인한 것”이라며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에 대한 예의도 저버린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남영희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정책토론이 필요 없다니 (윤석열 후보의) ‘1일 1망언’은 크리스마스 날에도 이어졌다”라고 혹평했다. 그는 “윤 후보에 묻는다. 최근 잇단 실언을 막고자 국민의힘 선대위가 고심 끝에 내놓은 방안인가? 아니면 후보가 건네는 마이크를 받아줄 이준석 대표가 없는 것이 이유인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께서 난장판이 된 선대위를 수습하느라 해명을 해 줄 시간이 없기 때문인가?”라고 질문을 퍼부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요즘은 초등학생 때부터 토론을 한다”며 “토론 시간에 자기 생각 이야기하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대선후보라니 이건 코미디가 아니면 뭔가”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장순칠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상근부대변인은 같은 날 “(이재명 후보가) 토론 중에 불리하면 ‘철회한다 했더니 진짜 철회한 줄 알더라’ 이런 얘기나 늘어놓을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국민께 예의가 아니”라며 양자토론이 성사될 수 없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이 후보에게 있음을 피력했다.

그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토론 때문에 지지율 떨어지자 코로나 핑계 대고 토론을 취소시켜서 당원과 타후보 측에 항의받은 분 아닌가”라고 이 후보를 거듭 비판했다.

장 부대변인은 “(윤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본선에서만 맞짱토론을 포함해 4명이 참여하는 토론을 10여 차례 했다. 언제든 토론은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토론도 격이 맞아야 할 수 있다. 아침저녁으로 입장이 바뀌고, 유불리 따지며 이말 저말 다하고 아무 말이나 지어내는 후보 얘기를 굳이 국민 앞에서 함께 들어줘야 하나”라고 이 후보를 거듭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받으라는 특검은 안 받고 자다가 봉창 두드리듯 토론 타령 그만하라”면서 “지금 이재명 후보가 할 일은 단군 이래 최대 비리 사건인 대장동 게이트의 진실을 묻는 국민의 물음에 답해야 함을 직시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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