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88% '백신 모범국' 최악 확진..오미크론 못막는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세력 확장이 빨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가장 강력한 해결책으로 꼽지만,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조차 확산세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에 미국의 백신 거부자들은 “앞으로도 맞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포르투갈 보건당국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포르투갈은 전날 신규 확진자 수 1만2943명으로 1월 28일 1만6432명 이후 최다치를 기록했다. 보건당국은 “22일 기준 오미크론 감염자가 하루 발병 사례의 61.5%를 차지했다”며 “오미크론 변이는 이미 우세종이 됐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백신 접종률이다. 포르투갈은 성인 인구의 88.1% 이상이 2차 접종을 완료하는 등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은 ‘백신 모범국’이다. 최근에는 백신 접종 가능 연령을 5세로 낮추는 등 소아·어린이 접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을 막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싱가포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백신 2차 접종률이 전체 인구의 87%, 3차 접종률이 30% 이상이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는 이날 정오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248명, 이 중 오미크론 감염자는 98명이라고 밝혔다. 오미크론 감염의 경우 해외 유입 사례가 73건,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25건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첫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확인된 지 약 20여일 만에 누적 감염자가 448건이 됐다.
우려스러운 건 집단 감염 조짐이다. 이날 오미크론 변이 지역감염자 25명 가운데 9명 모두가 같은 술집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이 술집에는 지난 18일 오미크론 감염으로 확인된 한 싱가포르인의 지인이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에 따르면 이들 9명 모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증상도 무증상 또는 경증이다. 그러나 당국은 오미크론의 전파력으로 봤을 때 “오미크론 변이가 지역 사회에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입장이다.
美 FDA 자문위원장 “백신 안전하지만, 영구 보호는 어려워”
이처럼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번지자 미국에서는 미접종자들을 중심으로 백신 무용론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연구소 카이저가족재단 설문조사에 따르면 백신 미접종자 중 오미크론 변이에도 백신을 맞을 계획이 없다는 응답자는 8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막지 못하고, 다른 변이보다 위중증 발전 가능성이 낮다는 초기 연구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오미크론 변이가 오히려 백신 접종을 꺼리는 사람들의 생각에 확신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백신이 코로나19에 대항할 강력한 도구라는 데 입을 모은다. 이날 아놀드 몬토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대유행 1년도 안 되어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이 이렇게 훌륭하고, 효과적일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데이터는 분명하다. 이 백신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존 백신이 “바이러스를 영구적으로 보호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독감 백신처럼 매해 접종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이 백신이 얼마나 오래 효과를 유지할 지 알 수 없게됐다”며 “독감 백신이 순환하는 바이러스 유형에 따라 매년 개발되듯 코로나19 백신도 이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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