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작전계획에 중국 대응안 필요"

원선우 기자 2021. 12. 27.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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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럼스 前사령관 작심 발언
"방공식별구역 침범 300% 급증" 사실상 '중국은 적국' 규정 주장
전문가 "美, 중국과 군사위기 염두.. 한국의 역할 압박"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5월 13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한미동맹재단 주관으로 열린 환송 행사에서 고별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韓美) 연합사령관이 한미 연합군의 작전 계획(작계)에 중국 대응 방안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7월까지 유엔사·연합사·주한미군을 이끌었던 전직 미군 수뇌부가 한미 전쟁 계획에 대중(對中) 작전을 포함하자는 내용을 공론화한 것으로, 이는 중국을 사실상 한미의 적국(敵國)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중 갈등이 군사적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에 ‘동맹군’으로서의 역할을 압박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지난 25일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의 통제와 지휘를 받는 인민해방군이 있다. 2010년 이후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중국이 그들의 존재감을 크게 늘린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 동안 중국이 한국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사례가 300% 늘었다”며 “우리는 북방한계선(NLL)을 따라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들의 증가도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한반도 위협 가능성을 언급한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이 모든 것은 작계에서 다뤄야 하는 것”이라며 “현재의 전략계획지침(SPG)에는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2일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현행 ‘작계 5015′를 대폭 수정하기로 합의했다. 유사시 북한의 핵심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내용이 중심인 작계 5015에 북한의 최신 핵·미사일 위협 대처 방안을 추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한미는 현재 새 작계의 토대가 될 SPG를 논의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이 새로운 작계에 중국 대응 방안까지 담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과의 전면적 군사 위기 상황까지 미국이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한국이 대중 방안을 강화하는 작계 최신화에 소극적이었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한미가 최근 작계 개정에 합의한 데 대해 “이미 오래전에 시행됐어야 할 일”이라며 “이번 합의는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한국에 매우 강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2018년 11월 부임 뒤 유엔사·연합사·주한미군 사령관으로서 첫 훈련을 하며 새 작계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며 “2019년 여름 SPG 갱신 공식요청서를 제출했지만 같은 해 SCM에서 한국 국방부는 새 SPG의 필요성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이후에도 새 작계 필요성에 대한 평가를 한미 국방장관실에 제공했지만, 지난해에도 한국 국방부는 연합사령관으로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 정부 소식통은 “당시부터 미 측은 중국에 대한 좀 더 본격적인 견제를 골자로 하는 작계 갱신을 요구했는데 현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날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 인터뷰에 대해 “전직 사령관의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공식적으로 논평하지 않겠다”며 “현재 새 작계 논의에서 중국 관련 사항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경제사회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동북아 지역에서 중국의 적대적 군사행위가 발생할 경우 한미가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로서의 작계를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한국이 자꾸만 ‘전략적 모호성’을 고수하니 군사 방면에서의 미국의 압박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화여대 박원곤 교수는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 인터뷰로 미국이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과의 전면적 군사적 대결 상황에서 한국군이 완전한 동맹군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요구하는 작계 논의에 한국이 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한국을 대중(對中) 전략 공유망에서 제외해버릴 수도 있다”고 했다.

☞작전계획(작계)

북한에 의한 전면전, 국지전, 핵·화생방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쟁 계획. 2015년 수립된 현행 ‘작계 5015′는 북한의 도발 징후가 있을 경우 북의 핵심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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