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벤처캐피털(VC) 저격한 일론 머스크와 잭 도시 [실리콘밸리 나우]

황정수 2021. 12. 29.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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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뜨거운 감자 '웹 3.0'
유명인 간 논쟁 확대
구글 등 주도 '웹 2.0'의 대안
'탈 중앙화' '개인 소유'가 특징
웹 3.0 스타트업 선점 나선 VC들
안드레센호로위츠(A16Z) 대표적
조 단위 펀드 운용하며 적극 투자
일론 머스크, 잭 도시는 VC 비판
머스크 "실체 없는 마케팅용어"
도시 "웹 3.0은 VC 전유물 아니다"
웹 3.0 이미지. 출처 SYGNUM


요즘 실리콘밸리의 핫 이슈는 '웹 3.0'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잭 도시 트위터 공동창업자가 웹 3.0을 거론하며 세계 최고 벤처캐피털로 불리는 '안드레센호로위츠(A16Z)'를 저격했기 때문입니다. A16Z가 트위터 계정에서 잭 도시를 차단하고 즉각 반박하면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웹 3.0은 구글, 메타(과거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거대 정보기술(IT) 회사들이 통제하는 중앙집중화된 인터넷인 '웹 2.0'의 대안으로 꼽힙니다. '탈 중앙화'와 '개인의 콘텐츠 소유'가 주요 특징으로 꼽힙니다. 웹 3.0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NFT(대체불가능토큰)와 디파이(DeFI, 탈중앙 금융)가 있습니다.

좀 더 개인적인 차원에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현재의 웹 2.0에선 개인들이 인터넷 서핑을 하면 정보가 구글, 메타, 아마존 등의 플랫폼 기업으로 흘러갑니다. 이들 기업들은 수집한 정보를 갖고 광고 사업을 합니다. 웹 3.0 시대엔 오히려 인터넷 서핑을 하고 광고를 본 개인들이 반대 급부로 브라우저 업체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 정보도 기업들의 중앙 서버에 저장되지 않습니다.

돈 냄새를 빠르게 맡기로 유명한 VC들은 최근 웹 3.0 관련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습니다. 현금 동원력이 뛰어난 A16Z가 선두주자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도시는 "VC들이 웹 3.0의 정신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머스크는 "웹 3.0은 실체없는 마케팅용어", "헛소리"라며 거들고 있습니다. 웹 3.0이 얼마나 중요하기에 실리콘밸리의 인플루언서들이 흥분하며 논쟁을 벌이는걸까요.

 웹 3.0의 특징은 '탈 중앙화'와 '개인 소유'

웹 3.0의 개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려면 웹 1.0과 웹 2.0, 웹 3.0의 차이점과 특징에 대해 알아야합니다. 웹 1.0은 정보가 일방향으로 전달됩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의 인터넷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정보를 습득할 수는 있지만 교류는 어렵습니다.

웹 2.0은 200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의 인터넷입니다. 네이버 뉴스를 보고 댓글을 남기는 것,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곳에 콘텐츠를 올리고, 공유하고 주고 받는 것 등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중앙집중식’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예컨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고객 관련 방대한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고 이것을 활용해서 빅데이터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광고 영업에 활용합니다.

중앙집중화에 따른 위험성도 커졌습니다. 중앙 서버가 해킹되거나 고장났을 때 피해가 커집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버가 다운되면서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넷플릭스의 서비스가 일부 지역에서 멈췄고, 아마존 운송 서비스가 혼란을 겪은 게 대표적인 폐해로 지적됩니다.

웹 1.0과 2.0. 3.0의 특징


웹 3.0과 2.0의 가장 다른 점은 ‘소유’입니다. 블록체인과 분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지능화된, '개인맞춤형' 웹의 시대가 새롭게 열릴 것이란 게 웹 3.0 옹호론자들의 주장입니다. 특히 웹 3.0이 읽고, 쓴다는 웹 2.0의 두 가지 개념에 ‘소유하기’란 새로운 가치를 덧붙인 인터넷을 만들어낼 것이란 주장도 널리 회자되고 있습니다.

2018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가상화폐 전문 데이터 분석 및 리서치 기업 ‘메사리’는 웹 1.0과 2.0, 3.0의 차이를 'Read-Only'(웹 1.0) 'Read-Write'(웹 2.0) ‘Read-Write-Own’(웹 3.0)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라이언 실키스 메사리 대표는 “웹 3.0은 사용자가 소유한 네트워크라는 점이 포인트”라며 “장기적으로 사용자가 직접 소유하는 경제 시스템이 그렇지 않은 시스템을 능가할 것이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털(VC)인 안드레센호로위츠의 크리스 딕슨 매니저도 웹3.0에 대해 “만든 사람과 사용자가 토큰의 지휘에 따라 공동 소유하는 인터넷”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나금융연구소도 최근 보고서를 냈는데요, 웹 3.0의 핵심으로 불리는 블록체인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가 담긴 원장을 거래 주체나 특정 기관에서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가 나누어 가지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 구조를 통해 해킹을 방지하고, 이 거래 네트워크 참여자에게 보상을 지급함으로써 수익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웹 3.0에서는 ‘사용 및 개발 기여도에 따라 자체 토큰 배분’ 등을 통해 소득 취득 등이 가능해진다고 연구소는 분석했습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웹 3.0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메사리 "NFT DeFI 등이 핵심...NFT 아트 시장 100배 성장할 것" 

웹 3.0이 되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위에서 말씀드린 메사리와 세계 최대 가상화폐 투자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보고서를 토대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메사리는 약간 과격합니다. 실키스 대표는 “모든 독점자 혹은 레거시 권력 기관의 존재를 위협하는 혁명과도 같은 존재다. 이것이 모든 레거시 권력 기관이 ‘크립토 숙명론'을 두려워하는 이유다”라고 보고서에 적었습니다. 기존 체제에 대한 반감이 상당해보입니다.

또 원리버캐피탈의 에릭 피터스의 글을 인용, “우리는 지금 사회 대변동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가 선호하는 권력기관을 붕괴시키고 심지어 파산시킬 수도 있는 기술에 투자하고 싶어한다”는 내용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웹 3.0 담론에서 핫한 디파이(DeFI), 즉 웹3 자산을 담보화하고 교환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로, 금융사 중계 없이 개인이 직접 예금, 결제, 투자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의 장점을 열거했습니다. 실키스 대표는 "디파이는 예치자에게 이자율 5%를 제공하는 반면 제도권 은행에서는 이자율 0.5%를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NFT(대체불가능토큰)의 예도 들었습니다. NFT는 특정한 자산을 나타내는 블록체인상의 디지털 파일입니다. 토큰마다 고유한 인식값 부여되어 상호 대체 불가한 게 특징입니다.

NFT의 장점으로는 디지털자산의 ‘가치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겁니다. 예술품, 게임 아이템, 부동산, 나만의 사진과 영상 등 다양한 디지털자산이 NFT를 통해 고유값을 부여받아 유일성을 확보함으로써 가치를 지니고 거래소에서 유통될 수 있게됩니다. 최근 NFT화된 비플의 디지털 예술품은 785억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NFT 작품


다시 실키스의 견해를 전해드리면, 그는 “NFT는 크리에이터에게 직접 보상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반면 연예 기획사, 프로듀서 등은 50% 이상을 중개 수수료 수익으로 챙긴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픈 게임이나 소셜 그래프는 기존 빅테크의 중개 수수료를 100% 없애고 디플랫포밍 리스크(Deplatforming Risk, 한 개인이나 집단의 소셜 미디어 활동을 플랫폼 차원에서 검열하고 막아서는 행위)를 제거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마디로 권력화된 중간 거래상 없이 콘텐츠 창조자가 큰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NFT 시장을 '캄브리아 폭발'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라이언 셀키스 메사리 대표는 “현재 NFT 분야에서 '캄브리아기 폭발'(약 5억년 전 캄브리아기에 다양한 생명이 등장했던 사건)에 비유할 수 있는 혁신이 일어나려고 하고 있다”면서 “향후 10년간 NFT 아트 시가총액이 10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위조 불가능한 NFT 졸업장 나올 수도

NFT의 활용가치에 대해서도 예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대체불가능한 이력 NFT는 신분증이나 자격증을 모듈화하여 효율성과 신뢰성 증대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실키스는 디지털 졸업장의 예를 들었습니다. 전통적인 졸업장은 항상 '위조 논란'이 따라다녔습니다. NFT를 사용하면 졸업장 획득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을 NFT화하고 이를 모두 획득하면 최종적으로 졸업장을 취득하도록 설계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만일 어느 필수 과목을 탑 5% 이내 성적으로 수료했다면 이를 NFT화해 단순 수료만 한 학생의 NFT와도 차이를 둘 수 있습니다. 

향후 보다 활성화될 디지털 세계에서 신분증으로의 활용도도 높습니다. 웹3.0 지갑에 저장되어 있는 모든 자격증들을, 필요에 따라 활용해 다양한 사회,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강의에 참여한 연사는 본인의 관련 경력, 학력, 자격요건 등을 아바타를 통해 공개할 수 있습니다. 2022년에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는 ‘매수하는 NFT’가 아닌, ‘취득하는 NFT’라는 게 메사리의 분석이빈다. 웹3.0 지갑이 디지털 ID가 되고 NFT는 그 ID의 구성 요소가 될 것이란 겁니다.

또 웹 3.0시대 노동시장의 변화에 대한 전망도 내놨습니다. 다오(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탈중앙화 자율조직)는 웹 3.0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경제, 정치, 사회 생활을 완전히 뒤바꿔 놓는 개념으로 평가됩니다. 현재 DAO의 개념이 확립되어 가는 시기인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정의를 내릴 수 있는데, 간단하게 다오란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미션 수행을 위해 자산을 관리하는 온라인 공동체입니다. 정관대로 조직된 요즘 시대의 회사와 달리 다오의 '조직 기반'은 공개된 장부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코드입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용이한 사용자 접근, 투명성, 탈퇴 권리등을 제공합니다. 다오의 토큰으로 투표 권한을 결정하고 조직 자금을 우선순위에 따라 분배하며 공동체 참여를 유도하고 반사회적 행위를 막는다고 합니다

 구직시장 유연성 강화될 전망

구직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발견하면 자유롭게 기여하기 시작하면 됩니다. 파트타임, 풀타임 모두 가능하고 눈에 띠는 기여자일수록 다오 또는 다오와 협업하는 중앙화된 사업체에게 고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웹3.0이 혁신적인 이유는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에 살지 않더라도 열정과 필요한 지식만 공유하면 전 세계 어디서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게 가능합니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평판 포인트’를 쌓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하여 자금보조를 받거나 다오 멤버십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보면 영화 제작 프로젝트와 비슷합니다. 다오가 펀딩과 프로젝트의 방향을 제시하고 팀들을 구성하면, 팀들이 각자 맡은 일들을 수행하고 끝나면 해체되고 또 다음 프로젝트를 찾는 것입니다. 대형 다오는 오랜 기간 유지되겠지만 대부분의 중소형 다오는 좀 더 유연하게 생멸을 반복할 것으란 전망이 나옵니다. 
 

웹 1.0부터 웹 3.0의 과정


웹3.0과 헐리우드 영화제작 모델의 차이는 다오는 해체 후에도 참가자 개개인이 만들어진 상품의 성공여부에 연동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노동 임금의 하향을 초래할 수도 있으나 유동적인 노동시장이 가져다 줄 공익이 단점을 훨씬 능가할 것이라고 실키스 대표는 얘기했습니다.

기업 단에서도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드롭박스 같은 웹 2.0 기반 클라우드나 저장공간이 웹 3.0 시대에는 파일코인, 아르위브(Arweave) 같은 분산형 스토리지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분산형 스토리지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분산형 스토리지는 중앙 스토리지의 해킹 등에 대한 위험을 분산시키고, 사용자들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게끔 함으로써 데이터 주권도 보장합니다. 이 때문에 웹 3.0 시대의 필수 요소로 꼽힙니다.

분산형 스토리지 프로젝트인 파일코인이나 시아(Sia) 등은 이미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아르위브는 데이터를 영구 저장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장기적인 저장 기능을 제공합니다.

 가상게임세계 수익 2025년 4000억달러

그레이스케일은 지난 11월 메타버스와 웹 3.0의 시너지에 대해 주목해 관련 보고서를 썼습니다. '더 메타버스, 웹 3.0 가상 클라우드 경제'라는 보고서입니다.

그레이스케일은 게임 분야를 예시로 들었습니다. 그레이스케일은 보고서에서 "현재 웹 2.0에서 게이머(게임 플레이어)들은 돈과 시간을 들여 게임하고 있으며, (게임) 아이템들을 다른 플레이어와 거래하거나 실물 경제로 이전할 수 없는 등 제한적 형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웹 3.0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게임 아이템과 같은 디지털 자산을 NFT 형태로 소유하고 다른 사람과 거래는 물론 다른 플랫폼으로 이전해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웹 2.0 중앙집중식 메타버스의 게임에선 크리에이터의 수익화를 허락하지 않는데, 웹3.0 메타버스는 자신의 디지털 자산을 NFT로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겁니다.  요즘 자주 쓰는 용어로 '벌기위한 게임‘, 즉 ‘P2E’입니다. 

가상 게임 시장 규모


시장 전망도 내왔는데요 가상게임세계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2020년 1800억달러에서 2025년 400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프리미엄 게임에서 돈을 지불하는 것에서 벗어나, 개발자들이 플레이어들에게 게임 내 아이템을 판매함으로서 수익을 창출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관련 생태계의 발전도 예상했습니다. 현재 선도적인 Web 3.0 메타버스 가상 네트워크의 시가총액은 약 275억 달러인데, 이는 메타의 시가총액 9000억달러, 상장된 게임사들의 시가총액 합계 2조 달러, 웹 2.0 기업의 시가총액 14조8000억 달러와 비교했을 때 작습니다. 하지만 이만큼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레이스케일의 분석입니다.

Web 3.0 메타버스 가상세계는 이러한 신흥 경제를 구축하는 개발자들이 사용자에게 실제 가치를 창출하고 있고, Web 2.0 시대의 중앙 집중식 기업을 제거함으로써 빠른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는 게 그레이스케일의 주장입니다. 그레이스케일은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가상세계는 자본통제를 없애고 시장자본주의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 디지털 국경을 개방한다”며 “창작자와 자산가들을 위한 수백만 달러 규모의 1차·2차 시장을 만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웹 3.0, 실리콘밸리 VC들이 장악" 비판 나와 

그런데 이달 중순께부터 실리콘밸리에서 논쟁이 불붙었습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 트위터의 창업자이자 현재 블록을 운영하고 있는 잭 도시가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웹 3.0은 개인의 소유, 탈중앙집권이 핵심인데. 요즘 웹 3.0을 띄우고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VC들이 하는 걸 보니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웹 3.0이 실체가 없는 마케팅 용어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하루 뒤엔 “웹 3.0을 본 사람이 있는가. 나는 그걸 찾을 수가 없다”는 글을 또 올렸습니다. 웹 3.0 개념 자체가 공허하고 실체가 없다는 것이 일론 머스크 비판의 골자입니다. 그는 이달 초에도 “웹3는 헛소리(Bull shit)로 들린다”고도 했습니다.

참고로 잭 도시가 답글을 달았는데요. 잭 도시는 웹3가 이미 안드레센호로위츠의 영향력 아래 있다면서 "A부터 Z 사이 어디엔가 있다"고 주장했다. 뒤에서 말씀드릴 앤드리슨호로위츠가 A16Z라고 쓰는 것에 빗대어 비판한 걸로 추정됩니다.

일론 머스크와 잭 도시의 트윗


잭 도시도 비슷한 시기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웹 3.0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도시는 21일 “당신은 웹3.0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벤처캐피탈들과 그들의 투자자(LP)들은 소유하고 있다”면서 “웹3.0은 다른 라벨이 붙은 궁극적으로 중앙화된 개체”라고 말했습니다.

유명 벤처캐피털(VC)인 안드레센호로위츠 등이 웹 3.0 담론을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안드리센 호로위츠는 페이스북 초기 투자업체로 유명하며 최근 웹 3.0 비전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지난 22일 도시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이 안드레센호로위츠로부터 차단 당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나는 웹3.0으로부터 공식적으로 금지됐다”면서 안드레센으로부터 계정이 차단됐음을 보여주는 캡처사진을 올렸습니다.

반론도 나옵니다. 잭 도시가 비판한 a16z의 파트너 크리스 딕슨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웹3.0에서는 모든 코드와 데이터, 소유권이 오픈소스"라며 "그것을 읽고 스스로 결정하라. 벤처캐피탈들은 거의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웹2.0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팀 오라일리도 최근 논쟁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웹3.0 시대가 새로운 경제 시스템의 탄생을 예고한다면 진정한 부의 증대를 위한 도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단지 일찍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운이 좋은 사람에게만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실질적인 삶의 변화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VC들은 정말 잭 도시의 비판대로 웹 3.0의 정신을 어리럽히고 있을까요. 일단 웹 3,0 기업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인 건 사실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VC들은 돈 냄새를 일찍 맡기로 유명한데요. 안드레센호로위츠는 22억달러 규모 웹 3.0 관련 벤처투자펀드를 조성했다. 안드레센호로위츠는 메타(구 페이스북) 출신 4명이 공동창업한 블록체인 및 웹3 개발 회사인 마이스턴랩스(MystenLabs)에 3600만달러 규모를 투자했고요. P2E 게임사인 미티컬 게임스(Mythical Games)에 1억5000만 달러를 넣었습니다.

또 안드레센호로위츠는 현재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거버넌스를 지휘하 DAO 체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합법화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또 자체 웹사이트 페이지를 '웹3 정책 허브'라고 이름 짓기도 했습니다.

현재 웹 3.0 사모펀드 시장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2015년 메사리가 25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그 당시 웹 3.0 관련 스타트업 중 최고의 자금 조달 규모였습니다. 지금은 안드레센호로위츠 말고도 폴리체인, 패러다임, 멀티코인, 쓰리애로우캐피털과 같은 회사들은 각각 최소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전통 헤지펀드들은 향후 5년간 운용자산 중 7%를 가상자산 시장에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연금들도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 가상자산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효율성과 콘텐츠 질 저하에 대한 우려도 커 

전망은 엇갈립니다. 아직 이르지만 긍정론과 신중론이 혼재한 상황입니다. 메사리는 투자처까지 짚어주면서 긍정론을 펼치고 있습니다. 'NFT 아트'에 투자하라는 겁니다. NFT 아트 시가총액은 향후 10년간 10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투자자로서 이 성장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개별 NFT 아트 투자가 아니라 NFT 아트 거래소 투자가 더 현명하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좋은 NFT 아트 작품을 선별하는 게 쉽지 않고, 차라리 NFT 아트 거래를 지원하는 주요 거래소와 같은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또 게임업체들에겐 “넷플릭스에 밀린 블록버스터처럼 되지 않으려면 웹3.0게임에 뛰어들어야한다”고 조언합니다. 내년에 상위 5개 게임 스튜디오가 인수합병 또는 Web3 게임을 통해 의미 있는 규모로 가상자산 시장에 참여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웹 2.0과 웹 3.0의 주도 기업들


P2E 게임업체 엑시인피니티의 예를 들었습니다. 엑시인피니티는 P2E 모델을 기반으로 고객 확보 비용을 제로에 가깝게 만들었고, 1년도 되지 않아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끌어들였습니다. 시가총액 10조달러를 달성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론도 있습니다. 플랫폼은 중앙화 통한 운영 필요하기 때문에 '탈 중앙화'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자본과 투자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완벽한 분권 가능성도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콘텐츠 질에 대한 우려도 큽니다. 예컨대, 유튜브에 대항하는 디튜브가 부상한다고해도 유튜브 만큼의 퀄러티를 담보할 수 있겠냐는 겁니다.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선 "탈중앙화로 변한다는 전망이 맞는지는 현실에서 사업 모델이 어떻게 자리 잡는지 지켜봐야 하는 부분", "빅테크 기업이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면 관련 기업의 주가나 암호화폐 몸값이 급등하는데 실제 사업 모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허상일 수 있다” 등의 신중론이 상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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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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