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80대 환자 성추행.."나이 많아 기분 안 나쁠 줄 알았다"

이수민 2021. 12. 2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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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80대 여성이 평소 다니던 안과 의사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그 가족들이 제보해 왔습니다.

해당 의사는 가족들이 항의하자 '나이가 많아 기분이 안 나쁠 줄 알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수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하남시 한 안과입니다.

올 3월, 이 안과 의사가 80대 여성 환자를 강제추행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손녀 A 씨/음성변조 : "'단골이니까 내가 서비스를 해주겠다' 하셨대요. 돌아서 어깨를 주물러주셨는데, 그 순간에 갑자기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서 가슴을 움켜잡으셨대요."]

피해 여성은 사건 두 달 뒤에야 가족들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자, 수면제를 먹을 정도로 충격은 컸습니다.

병원을 항의 방문한 가족들에게, 의사가 내놓은 해명은 이렇습니다.

[안과 의사/음성변조/올해 7월 : "기억이 나네요. 제가 뭐 그렇게 한 건 틀림없고, 특별히 추행을 하겠다 그런 생각은 없었는데. 연세가 많으셔가지고 그렇게 기분 안 나쁘게..."]

취재진을 만난 의사는 추행 의도는 없었고, 사과할 뜻으로 괜찮은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안과 의사/음성변조 : "하여튼 간에 그건 뭐 내가 의도하고 달리 그렇게 됐으니까 '괜찮으세요?' 그게 사과의 뜻이 담긴 거 아니에요?"]

A 씨 측은 경찰 고소를 생각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할머니의 건강이 악화될까봐 결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손녀 A 씨/음성변조 : "정말 부담스러워하시더라고요. 내가 이걸 또 밖으로 꺼내면, 이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서 못 살겠다..."]

[이수연/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 : "어린 피해자보다는 조금 덜 심각하게 보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수사기관이라든가 법원이라든가 이런 데에서 사건을 대하는 태도도 중요할 것 같고요."]

지난해 60살 이상을 상대로 한 성폭행과 강제추행은 7백 건이 넘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여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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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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