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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대 경관 사기' 공익제보 뒤 10년 걸린 승소.."보호체계 재점검 해야"

김철희 입력 2021. 12. 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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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1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제주도 세계 7대 자연경관 전화 투표 기억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당시 KT가 투표 과정에서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공익제보를 했다가 보복에 시달렸던 이해관 씨가 최근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겼습니다.

10년에 걸친 법정 싸움을 끝낸 이 씨는 옳았다는 걸 인정받아 기쁘다면서도 아직 바뀔 게 많다고 말했습니다.

김철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 2011년 대한민국은 느닷없는 '세계 7대 자연경관' 전화 투표 열기에 휩싸였습니다.

제주도가 후보에 올랐다며, 정부까지 나서 전 국민에게 전화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투표를 추진한 사설 재단이 실체가 없다는 폭로가 나오며 사기극 논란이 일었습니다.

통신 대기업인 KT가 전화 투표 과정에서 국제전화 서비스를 제공한 것처럼 속여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이해관 씨는 이 문제를 방송에서 직접 증언한 공익제보자입니다.

[이해관 / 공익제보자 :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투표가 번호만 국제전화지 국내 전화로 처리됐다는 것을 알고, KBS '추적 60분'하고 인터뷰를 한 게 출발이었습니다.]

하지만 폭로 이후 이 씨는 정직과 강제 발령, 부당해고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긴 소송 끝에 3년여 만에 회사로 돌아왔지만, 또다시 징계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해관 / 공익제보자 : 출근하자마자 회사가 요번에는 또 감봉했어요. 왜냐, (법원이) 정직도 무효고 해고도 무효라니까 '그럼 우린 감봉으로 징계한다'….]

이 씨는 다시 공익신고에 따른 보복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회사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11일,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은 이 씨의 손을 들어줬고, 지난 7일 승소 판결이 최종 확정됐습니다.

공익신고에 나선 지 10년 만이었습니다.

[이해관 / 공익제보자 : 한 번도 그사이에 법정 다툼을 안 한 적이 없습니다, 그 10년 동안. '내가 옳았다는 걸 다시 한 번 우리 사회가 인정하는구나' 하는 이런 기분이 제일 좋았고요….]

이 씨는 오랜 싸움 끝에 승리했지만 공익신고자 보호 체계에는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국민권익위원회가 보호조치를 결정한 사건은 40%대에 불과할 정도로 공익신고자 인정에 소극적입니다.

공익신고자 보호조치를 신청하더라도 넉 달 이상 보복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도 한계입니다.

심의 과정이 법에서 정한 90일보다 한 달 이상 길어진 겁니다.

공익신고자로 인정받는다고 해도 기업이 보호 조치를 따르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권익위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문은옥 /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간사 : (기업을) 고발도 할 수 있고 이행강제금을 여러 번 부과할 수도 있고…. 신고자가 연락해서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이런 신고를 돕는 변호사 풀이 완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옳은 일을 하고도 보복에 시달리는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공익신고자를 폭넓게 인정하고 보호조치를 더 강화하도록 법체계 전반을 다시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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