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10% 지지율'의 충격파..요동치는 대선 정국

박성의 기자 2021. 12. 3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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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조사 지지율 9.3%, 두 자릿수 대 눈앞
尹과 지지층 겹쳐..야권단일화 가능성 '껑충'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20대 대선의 조연이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5% 언저리에 머물던 지지율이 최근 2배로 크게 상승하면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각종 구설수에 오르며 지지율이 주춤한 사이, 안 후보가 보수~중도층 민심을 조금씩 흡수해가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10%를 돌파한다면 대선판이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대 양당이 박빙 승부를 벌이는 상황에서 안 후보가 '캐스팅보트'(대세를 좌우할 제3당의 표)를 쥐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안 후보와 마찬가지로 반문(反文)을 내세운 윤 후보 측이 '후보 단일화' 카드를 내밀게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2월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선시국에 대한 긴급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MZ 날개' 달고 오른 安 지지율

지난 29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36.8%, 윤 후보는 30.8%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눈에 띄는 건 3위에 오른 안 후보의 약진이다. 조사 결과 안 후보 지지율은 9.3%였다. 특히 20대(18~29세)에서 안 후보는 18.9%의 지지율로 윤 후보(9.5%)를 두 배 가까이 앞섰다.

27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도 안 후보 지지율은 7.3%로, 직전 주 같은 조사(4.6%)보다 2.7%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의 상승세를 견인한 건 역시 MZ세대였다. KSOI 조사에서 안 후보를 지지한 20대(18~29세)는 16.4%로, 안 후보의 전 연령 평균 지지율(7.3%)을 2배 이상 앞섰다.

지지율이 상승곡선을 그리자 안 후보 측도 고무된 모습이다. 안 후보는 29일 서울 송파구 신천 먹자골목을 찾은 자리에서 최근 지지율이 오른 것과 관련해 "피부로 많이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정권교체의) 적임자라고 확신한다"며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아질 때, '내가 정말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후보를 찍으면 그 후보가 되는구나' 그런 믿음이 우리나라 전역에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20년 2월23일 '2020 국민의당 e-창당대회'에서 당 대표수락연설을 마친 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완주하면 윤석열에게 상처"

안 후보가 약진하면서 여야 모두 긴장하고 있다. 안 후보가 중도층과 2030세대의 민심을 흡수한다면,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지지율의 추가적인 상승을 도모하기 어려워진다. 그간 안 후보가 아닌 서로에 대한 비방전만 주고받던 여야로서는 더 큰 숙제에 직면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안 후보의 부상은 이 후보보다는 윤 후보에게 더 큰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안 후보가 부상한다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심이 세대나 지역에 따라 둘로 쪼개질 수 있어서다. 윤 후보가 TK(대구‧경북)와 6070세대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2030세대 지지세는 약하다. 윤 후보로서는 이 후보가 아닌 안 후보의 젊은 팬덤(fandom)을 뺏어와야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셈이다.

이에 국민의힘이 대선을 앞두고 야권 단일 후보 논의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이를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간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7일 김민전 경희대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김 교수는 2012년 대선 때 안 후보 캠프의 정치혁신포럼에 몸담았고 2017년 대선에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김 교수가 안 후보 측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철수 본인이 정권교체를 위해 뭐든 하겠다고 했기 떄문에 정권교체를 위한 길을 택해주지 않겠나. 포기는 본인 결단에 달린 것"이라며 "안 후보 스스로 윤 후보가 단일화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해주면 되는 것"이라고 단일화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국민의힘이 '갑'에 위치에서 단일화안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에 안 후보가 완주를 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안 후보는 29일 조선일보 유튜브에 출연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지금은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민들께 다가가서 지지율을 계속 높이는 목표만 제 머리속에 있을 뿐 다른 잡념은 없다"고 강조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후보에 실망한 사람들과 지지하는 후보가 없는 유권자들이 안 후보에게 가고 있다"며 "안 후보가 완주하면 국민의힘에게는 상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서울신문 의뢰로 지난 27∼28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활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5.4%였다.

KSOI의 조사는 TBS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지도를 물은 결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안심번호 무선전화를 이용한 자동응답 방식(100%)으로 진행됐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8.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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