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어진 윤석열의 입.."중도층은 거부감 느낄 수도"

이상헌,이가현,손재호 2021. 12. 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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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거친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조 교수는 이어 "후보 입장에서는 중도층은 신기루라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일단 여권을 공격하고 정권교체를 부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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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해 참배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거친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여권을 향해 “미친 사람들”, “무식한 삼류 바보들”이라는 원색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선 “제가 이런 사람하고 토론을 해야 하나”라며 “참 어이가 없다. 정말 같잖다”고 맹비난했다.

‘김건희 리스크’와 ‘이준석 리스크’라는 겹악재로 지지율이 하락하자 국면 전환을 위해 윤 후보의 입이 거칠어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고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극대화해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가 지난 29일부터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하면서 본격적으로 거친 말을 내뱉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정치 전문가들은 “거친 표현에 중도층이 거부감을 느끼고 돌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 후보는 3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선대위 출범식에서 통신조회 논란을 자초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겨냥해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닙니까”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저와 제 처, 제 처의 친구들, 심지어 제 누이동생까지 통신 사찰을 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김진욱 공수처장을 향해선 “사표만 낼 게 아니라 당장 구속수사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며 “야당 대선 후보까지 사찰하는 ‘문재명’ 집권세력에 맞서 정권 교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비장한 글을 올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선대위 출범식에서 승리를 다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는 전날 경북선대위 출범식에서도 각종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 이재명 후보와 여권을 공격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에 대해 “무식한 삼류 바보들을 데려다 정치를 해서 경제, 외교와 안보를 전부 망쳐놓고 무능을 넘어서서 과거 권위주의 독재정부가 하던 사찰을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의 ‘험해진 입’과 관련해 지지율 하락 위기에 직면한 윤 후보가 보수의 텃밭인 TK에서 반전의 모멘템을 찾기 위해 일부러 수위 높은 표현들을 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외과 교수는 “선거 국면에서 후보들이 위기를 겪게 되면 중도층 확장이 더욱 어렵기 때문에 지지층, 즉 집토끼에 호소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며 “윤 후보도 집토끼 이탈이 여론조사에서 보이니 표심을 다잡기 위해 전략적으로 강한 발언들을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어 “후보 입장에서는 중도층은 신기루라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일단 여권을 공격하고 정권교체를 부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과거 자신의 상징자본이었던 현 정부에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또 강한 이미지를 심어 리더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거칠고 원색적인 표현에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내우외환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윤 후보 본인도 모르게 센 발언들이 나오게 되는데 지지율 하락에 따른 초조함의 발로”라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이어 “그런데 이게 도움이 별로 안 된다”면서 “이번 대선의 관건인 중도층은 오히려 이 같은 고강도 발언에 거부감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도 “마음이 급해진 윤 후보 측이 전략을 잘못 짠 거 같다”면서 “중도층에 어떻게 어필을 할 것인지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이가현 기자, 대구·영주=손재호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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