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독률 조사, 동아중앙일보 순위 왜 달라졌나

정철운 기자 2021. 12. 3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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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2021 신문잡지 이용조사' 발표
'2020 언론수용자 조사'보다 종이신문 열독률 상승?
한겨레보다 낮은 한국경제, 1위 조선일보 웃었다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한국언론진흥재단 '2020 언론수용자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종이신문 열독률은 10.2%로 역대 최저치였다. 하지만 한국언론진흥재단 '2021 신문잡지 이용조사' 결과 종이신문 열독률(개인)은 13.2%로 나타났다. 종이신문 독자가 늘어난 걸까. 3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언론재단이 이 같은 열독률 조사 결과를 발표한 간담회에서 갖게 된 첫 번째 의문이었다.

김영주 언론재단 미디어연구센터장은 “표본의 크기와 질문 내용도 다르기 때문에 결과는 충분히 다를 수 있다”면서 두 수치를 일괄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선영 문체부 미디어정책과장은 “신문잡지 이용조사는 언론수용자 조사보다 신문과 잡지에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진 분들이 응답할 가능성이 높았고, 조사 과정에서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최대한 답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전했다.

반면 현장에 있던 조선일보 기자는 이 수치를 두고 “신문업계에선 고무적인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기존 상식과 반대로 정기구독 가구가 많다는 게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영주 센터장은 “수용자들이 읽었다는 응답을 (구독 가구로) 역산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ABC협회 발표는 생산자 발표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열독율'과 '구독률'은 다르다.

▲디자인=이우림.

이번 조사에서 열독 신문 획득경로의 경우 '집에서 정기구독하는 신문'이 69.9%로 가장 많았고, '직장학교에 비치된 신문'이 20%, '식당은행에 비치된 신문'이 5.8% 순이었다. 이와 관련해 더피알 기자는 “신문과 달리 잡지의 경우 열독 잡지 획득경로 대부분이 식당은행미용실 등에 비치된 잡지(73.5%)였다. 상식적으로 비치된 잡지 이용을 열독률로 볼 수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두 번째 의문은 동아일보와 중앙일보의 '순위 역전'이었다. ABC협회가 2021년 상반기 발표한 유료부수 공사결과 동아일보는 70만5163부, 중앙일보는 58만2552부였다. 수년간 동아일보는 2위였다. '2020년 언론수용자 조사'에서도 열독률은 동아일보 1.5%, 중앙일보 1.4%였다. 이번 조사에선 중앙일보 2.4519%, 동아일보 1.9510%로 순위가 바뀌었고, 격차도 적지 않았다. 무슨 이유일까.

이선영 미디어정책과장은 “열독 경로의 차이다. 이번 조사에서 주요 열독 경로는 집이었다. ABC협회 유료부수의 경우 가구 구독과 영업장 구독으로 나뉘는데, 영업장 구독의 경우 열독률로 많이 잡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직장에서는 종이신문보다 인터넷으로 뉴스를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구구독은 중앙일보가 동아일보보다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 제호. 디자인=이우림.

실제 확인 결과 2018년 기준 동아일보 가구 부수는 36만4541부, 영업장 부수는 34만6490부였다. 반면 중앙일보 가구 부수는 42만9399부, 영업장 부수는 27만6492부였다. 이 같은 경향성이 열독률 조사에 반영되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면 동아일보가 선방한 것이다. 도심 중심이었으면 더 불리했을 것”이라 전하기도 했다.

이선영 과장은 “경제지의 경우도 가구 구독보다는 영업장 구독이 많다”며 한국경제 등 경제지가 유료부수에 비해 낮은 열독률이 잡힌 배경을 전했다. 유료부수 55만4669부의 매일경제는 0.9760%에 그쳤고, 35만6970부의 한국경제는 0.4373%로 20만 부 수준의 한겨레(0.6262%)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조선일보는 웃을 수 있는 수치가 나왔다. '2020년 언론수용자 조사'에서 열독률 3.2%였던 조선일보는 이번 조사에서 3.7355%를 나타내며 2위 중앙일보와 적지 않은 격차를 보였다. 조선일보 열독률은 전체의 28.3%였다. 2015년 기준 전체 일간신문 유료부수 중 조선일보 비중은 18.58%였다. 그러나 조선일보 기자는 이날 “열독률만 보면 기존 언론수용자 조사와 큰 차이도 없어 보이는데, 8억 정도 예산을 들여 할 만한 가치가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조중동 합계 열독률은 전체 열독률의 61.65% 수준으로 나타나 예상만큼의 업계 영향력을 나타냈다. 응답자가 언급한 종이신문은 302개였으며 열독률이 0.1% 이상 나온 일간신문은 모두 16곳이었다. 종합일간지 중 세계일보만 0.0241%로 유일하게 0.1%를 못 넘었다. 유료부수 39만 부의 농민신문은 열독률 0.7248%로 전체 5위를 나타냈다. 부산일보는 0.2796%로 지역신문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포함됐다.

내년부터 정부광고 집행 핵심지표로 사용될 열독률 구간에선 누가 웃었을까. 1구간은 '강원도민일보, 강원일보, 광주일보, 국제신문, 농민신문, 동아일보, 매일경제, 매일신문, 부산일보, 영남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등 13곳이다. 1구간에 포함된 지역신문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다. 2구간은 '경향신문, 문화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한국경제, 한국일보, 옥천신문, 대전일보, 전남일보' 등 27개 매체다. 마지막 5구간에는 '열독한다'는 응답이 없는 매체들이 속했다.

한편 보고서는 “길거리, 지하철역, 아파트 단지 등에서 무료로 배포된 신문은 읽었다는 응답은 49명에 그쳐 조사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중앙일보매일경제한국경제 등은 조사 기간 중 무가지를 뿌렸다. 이번 조사는 만 19세 이상 국민 5만1788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12월 8주 간 가구 방문 면접 조사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0.43%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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