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시선] 말로만 '평화의 제전'..정치로 넘쳐나는 베이징 올림픽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 세계의 시청자들이 2008년 8월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목도한 것은 중국의 '대국굴기'(大國堀起) 선언이었다.
정치권에서 제기된 대안은 개회식이나 폐회식에서 중국의 정치선전 부분은 삭제하고 중계를 하자는 것이다.
사실상 신격화가 시작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 그와 함께 VIP석에서 개회식을 관람할 외국 정상이 누구인지 등 개회식의 사소한 면면까지 정치적인 의미가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전 세계의 시청자들이 2008년 8월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목도한 것은 중국의 '대국굴기'(大國堀起) 선언이었다.
중국은 군인과 학생 등 1만4천여 명을 투입한 압도적인 스케일과 치밀하고 화려한 연출로 자신들의 과거를 미화하고,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 달 남짓 남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회식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이 지난 100년간 성취했다는 발전을 자랑하는 한편, 인권탄압에 대한 외부의 비판을 감안해 평화로운 중국의 일상을 강조하는 연출이 이뤄질 수도 있다.
전통의상을 입고 목화를 따는 위구르족이나 행복한 표정의 티베트족, 한복에 갓을 쓰고 김치를 나눠 먹는 조선족자치주민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중국 공산당의 정치선전이 그대로 전파를 타고 전 세계의 가정에 흘러나가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단 국제적인 인권단체들이 티베트와 위구르, 홍콩에서 벌어지는 인권탄압을 이유로 주관 방송사인 NBC에 베이징 올림픽 중계 철회를 요구한 상태다.
물론 2022년부터 2032년까지 10년간 올림픽 중계권을 갖는 대가로 무려 77억 달러(한화 약 9조1천억 원)를 지불한 NBC의 경영진이 중계 포기라는 해사 행위를 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미국 정치권도 이 같은 상황을 직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제기된 대안은 개회식이나 폐회식에서 중국의 정치선전 부분은 삭제하고 중계를 하자는 것이다.
올해 초 뉴욕타임스(NYT)에 사실상 처음으로 외교적 보이콧론을 공개 제기한 공화당 소속 밋 롬니 상원의원이 이 같은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롬니 의원은 NYT 기고문을 통해 중국이 개·폐회식에서 정치선전을 하는 장면에선 NBC가 자체 제작한 중국의 인권탄압 관련 리포트를 틀라고 권고했다.
미국 상원과 하원이 공동으로 구성한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 등 의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NBC가 정치권의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
어찌 됐든 확실한 것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정치적인 의미가 넘쳐나고, 각국의 시청자들도 이 점에 주목하는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중국이 준비한 개회식 행사의 내용과도 별개인 부분이다. 사실상 신격화가 시작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 그와 함께 VIP석에서 개회식을 관람할 외국 정상이 누구인지 등 개회식의 사소한 면면까지 정치적인 의미가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회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오윤엘덴 몽골 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미국에 맞서는 국가이고, 아르헨티나는 좌파 정권 출범 후 중국과 정치적으로도 더욱 긴밀해졌다. 몽골도 국경을 맞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현재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회식 참석보다는 국무위원을 중심으로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개회식을 앞두고 '인류 평화의 제전'이라는 이상보다는 냉혹한 국제정치의 현실이 뚜렷하게 감지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koman@yna.co.kr
- ☞ 도올, 이재명에 "하늘이 내린 사람…기본소득에 선각자라 생각"
- ☞ "28년 전 보조출연자로 시작"…연기대상 거머쥔 여배우
- ☞ '박항서 매직' 꺾은 태국 축구, 알고 보니 우먼파워?
- ☞ '키스하는 동성 커플 쫓아내려 했는데…' 놀이공원 결국
- ☞ "내 딸 사진으로 일본인 미화?"…'지하철 꼬마' 엄마 승소
- ☞ 부산 해운대 콘도서 외벽 떨어져 추락…차량 1대 파손
- ☞ '뒷수갑'에 발까지 묶인 정신질환자 사망…그날 무슨일이
- ☞ 입사 한달만에 아파트관리비 1.2억원 '꿀꺽' 여직원
- ☞ "귀한 한국호랑이 혈통 보존" 14살 '호붐' 정자 냉동보관
- ☞ 추미애 "누구도 김건희가 유흥업소 종사자라 한 적 없어"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뉴진스 데리고 나간다' 고발당한 민희진, 배임죄 성립될까 | 연합뉴스
- 언론사 회장의 '이중신분 사기' 잡은 초임검사…"저도 황당했죠" | 연합뉴스
- 브리트니, '14년 후견' 부친과 분쟁 종지부…소송 비용 합의 | 연합뉴스
- [OK!제보] 한채 30억 아파트 단지에 중국산 KS 위조 유리 사용 | 연합뉴스
- 김하성, 드디어 황금장갑 받았다…트로피 안고 활짝 | 연합뉴스
- 미국 입양 한인 이철호씨 "어릴 때부터 왼뺨에 점 있었어요" | 연합뉴스
- 타이태닉호 최고 부자 금시계 20억원에 팔렸다…"예상가의 8배" | 연합뉴스
- 델타 보잉767, 이륙 후 비상 슬라이드 떨어져…뉴욕 회항 | 연합뉴스
- '시들해진 교사 인기' 수능 6등급도 교대 합격했다 | 연합뉴스
- '카르티에 귀걸이 1만9천원'…멕시코서 홈피 가격오류 소동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