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월북 김씨, 김정은 생일날 "南 언론은 왜 원수님 욕하냐" 화내
2020년 말 귀순했다 지난 1일 철책선을 넘어 월북한 탈북민은 1992년생 김모씨로 전해졌다. 김씨는 황해북도 사리원 출신으로 북한에서 기계체조, 복싱 등 운동을 했다고 한다.
김씨는 귀순 후 합동 심문 과정에서 계부의 상습 폭행에 맞서 크게 싸운 후 탈북을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0월 말 사리원에서 택시를 타고 북한 강원도 고성으로 이동했다. 고성에 도착한 김씨는 걸어서 비무장지대(DMZ) 인근까지 남하해 11월 3일 철책을 넘어 귀순했다. 합동 심문 과정과 하나원 과정을 거쳐 지난해 3월 서울 노원구에 집을 배정받고 나왔다고 한다.
김씨와 하나원 생활을 함께했던 동료들은 김씨를 “좀 이상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나원에서 김씨와 함께 지낸 탈북민 A씨는 “김씨가 지난해 1월 8일 김정은 생일날 남한 언론의 김정은 비판 보도를 보면서 ‘원수님 생일에 원수님을 욕하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 나쁘다’며 화를 낸 적이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김씨가 북한에서 복싱을 하다가 머리를 크게 다쳤다는 얘기도 동기들에게 종종 했다”면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고 의도적으로 정신 상태가 온전치 않은 척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김씨는 하나원 졸업 이후 동기들은 물론 탈북민 단체들과 접촉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북하나재단이나 하나센터 등 탈북민 취업과 정착을 돕는 기관도 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민 단체 관계자 B씨는 “보통 탈북민들은 하나원을 나오면 동기를 찾고 정착 관련 기관을 찾는데 김씨는 전혀 그런 접촉이나 활동이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정착 과정에서 청소 용역원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를 담당했던 노원경찰서는 지난해 6월 두 차례 김씨에게서 월북 징후가 보인다고 서울경찰청과 경찰청에 보고했지만 상부에서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보강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그는 평소 한국 사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는데 “한국은 사람 살 곳이 못 된다” “북한은 그래도 사람답게 살게는 해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앞에서 북한으로 돌려보내 달라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9일까지 당국과 연락을 했지만 30일부터 연락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탈북민 사회에서는 “남한 망명 후 삶이 기대했던 것과 달라 다시 월북한 경우는 있었지만, 김씨처럼 1년 만에 바로 돌아가는 건 이례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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