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버티는데 '나경원 비대위說'까지..혼돈의 국힘

박성의 기자 2022. 1. 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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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진, 이준석 대표 사퇴 압박..'나경원 비대위 체제' 거론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여의도 정가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복귀설'이 불거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갈등을 빚어온 이준석 대표의 사퇴 가능성이 언급되면서다. 4선 중진이자 친윤(親尹) 인사로 꼽히는 나 전 의원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 후, 당 내홍을 수습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나 전 의원 역시 "도움이 될 어떤 일이든지 하겠다"고 밝히며 등판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시사저널 박은숙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선대위 전면쇄신안의 범위를 두고 격론이 오가고 있다. 원내지도부가 일괄 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중진들은 이 대표를 향해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윤 후보가 위기를 맞은 원인 중 하나가 이 대표의 '내부총질' 탓이란 주장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를 맡고 있는 김경진 전 의원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가 없으면 2030세대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건 과대포장된 주장"이라며 "당원들 전수 조사를 한 건 아니지만 제가 만나는 사람 중에 10명 중 7~8명은 대표가 백의종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김용남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도 같은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민의힘의 전통적인 강한 지지층, 충성도가 높은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대부분은 이준석 대표의 본심에 대해서 그전부터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며 "대부분의 당내 의견은 이준석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사퇴설을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표 사퇴 의견과 관련해) 자세한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는데 의견을 다 수렴했다"며 "제 거취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다만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다. 이 대표는 "오늘은 딱히 제 거취는 표명할 것이 없고 내일 오후쯤에나 상황을 보고 할 말이 있으면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대표의 의견과 별개로 당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일부 초선 의원들까지 이 대표 퇴진론에 동조하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TK(대구·경북) 지역구의 국민의힘 한 의원은 "1~2명이 (대표 사퇴를) 말하면 주장이지만 여러 명이 한목소리를 내는 건 다른 문제다. 집안이 이렇게 깨졌는데 가장이 '나 몰라라' 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당 일각에서는 '포스트 이준석 체제'까지 언급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나 전 의원이다. 나 전 의원은 원내대표를 거친 4선 출신의 중진이다. 동시에 친윤(親尹) 인사로도 꼽힌다. 윤 후보가 선대위를 꾸릴 당시 나 전 의원을 찾아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나 전 의원은 이를 거절한 뒤 원외에서 활발히 윤 후보를 지원해왔다.

이준석 체제의 대안으로 나경원 체제가 거론되는 핵심배경에는, 나 전 의원의 탄탄한 '당심'이 있다. 2021년 6월11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 전 의원은 이 대표에게 석패했다. 그러나 당시 당원조사에서는 나 전 의원(40%)이 이 대표(37%)를 앞섰다. 나 전 의원이 국민의힘 분란을 수습할 적임자로 꼽히는 이유다.

등판론과 맞물려 공교롭게 최근 나 전 의원의 원외 활동도 활발해졌다. 지난 1일에는 쿠팡플레이의 《SNL코리아 시즌2》에 출연했다. 나 전 의원은 '나이도 어리고 하는 행동도 어린 후보와 하는 일 없는데 지지율은 높은 후보 중 다음 선거에서 붙는다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을 묻는 질문에 전자를 택했다. 농담 섞인 질문이었지만 나 전 의원은 "국민들도 그런 후보(나이도 어린데 행동도 어린 후보)는 선택 안 하지 않겠어요?"라고 반문하며 뼈 있는 답변을 남겼다.

나 전 의원 역시 등판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3일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해달라고 요청하면 어떻게 하실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김 위원장이) 요청을 아직 하신 적도 없고,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마음"이라며 "어떤 자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데서 최선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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