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앞지른 韓 방산 수출..천궁·레드백, 올해도 수주 쏟아진다
지난해 한국 방산업계 수출액이 5조원대를 돌파하며 수입액을 처음으로 넘어선 가운데 올해도 굵직한 해외 수출 이벤트가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 9위권에 안착한 한국 방산업계 수출 위상이 올해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UAE(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하는 4조원대 '천궁'에 이어 사업 규모가 10조원에 이르는 호주 '레드백' 사업까지 연내 수출이 결정된다.
지난해 말 협상 중이었던 천궁-Ⅱ(M-SAM 블록-2) 수출계약은 최근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의 핵심축인 천궁-Ⅱ는 탄도미사일 요격 기능을 갖춘 최첨단 방공유도무기체계다. UAE 수출 규모는 35억달러(약 4조1352억원)에 이른다.
천궁-Ⅱ는 사격통제소, 다기능레이더, 3대의 발사대 차량 등으로 1개 포대가 구성된다. 체계 종합과 유도탄, 교전통제소를 맡은 LIG넥스원의 계약금액은 2조6000억원에 이른다. 천궁의 '눈' 역할을 하는 다기능레이더를 만드는 한화시스템의 계약금액은 1조2000억~1조6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대를 맡은 한화디펜스의 계약금액은 4000억원대로 알려졌다.
한화디펜스의 '레드백' 역시 호주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사업 사업자 선정을 대기하고 있다. 호주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사업은 장갑차 구입과 지원체계, 훈련, 시설 건설 등을 포함해 최대 2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수출 규모는 5조~1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호주에 서식하는 맹독성 붉은등거미의 이름을 딴 레드백 장갑차는 2020년 말 시제품 3대가 호주 육군에 인도돼 시험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 링스(Lynx)의 장갑차와 경쟁 중인데 올해 상반기 내 사업자가 결정된다.
한화디펜스는 지난해 말에도 호주와 932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계약을 맺어 양국 간 방산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지난달 '한-호주 방위산업 및 방산물자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레드백 협력과 관련해서도 훨씬 더 신뢰가 깊어지고 그 과정에서 호주도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 'K9 자주포 패키지'를 이집트로 수출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수출이 성사될 경우 한화디펜스는 중동·아프리카지역에 처음으로 진출하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말레이시아, 세네갈, 콜롬비아와 T-50 수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AI는 지난해 인도네시아를 대상으로 한 T-50 전투기 6대 수출을 확정했다.
KAI는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했던 국산 경공격기 FA-50의 유럽, 남미 수출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 슬로바키아 국영 방산기업 LOTN(Letecke Opravovne Trencin)사와 FA-50 수출을 위한 산업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말레이시아와도 9억6000만 달러(약 1조1300억원) 규모의 FA-50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수출됐던 무기를 중심으로 새해엔 더 큰 규모의 수출사업이 진행 중"이라며 "지난해보다 전체 방산 수출 규모가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성사된 방산 수출액은 46억달러(5조4600억원)로 잠정 집계되며 처음으로 수입액을 넘었다. 그간 통상적인 수출 규모는 30억 달러 수준이었다. 지난해 최종 방산 수출액은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를 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2021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한국의 2016~2020년 무기 수출은 2011~2015년 대비 210% 증가해 전 세계 수출량의 2.7%를 차지했다. 2016년 이후 5년 간 수출 규모는 전 세계 무기 수출국 중 9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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