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78일 만에 무력시위..文대통령, 우려 속 대화 재개 방점(종합)
靑 NSC, 긴급 화상회의 열어 우려 표명하면서도 "대화 재개 중요"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박혜연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북한이 5일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시험 발사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남북 대화 재개'에 방점을 두고 이를 위해 남북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도발이 여전하지만 오는 5월 임기 종료 시까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항구적 평화체제) 진전을 위해 노력하고 이로써 다음 정부에 '평화의 발판'을 넘겨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당일 오전 8시10분께 북한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올해 첫 무력시위로, 북한이 이날 쏜 발사체가 탄도미사일로 최종 확인된다면 지난해 10월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후 78일 만에 첫 탄도미사일 발사다.
이날 청와대 시계는 바삐 돌아갔다.
당일 오전 8시30분쯤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는 사실 자체만 언론에 알려진 직후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청와대에 관련 보고가 이뤄졌고 이후에는 한미 공조 아래 제원 분석 등이 이뤄질 예정이라 현재로서는 언급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 여부도 미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후 11시15분께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 NSC 상임위원회 긴급 화상회의가 9시45분부터 10시35분까지 50분간 개최됐다고 밝혔다.
서 실장과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 참석자들은 이날 발사와 관련해 원인철 합참의장의 보고를 받은 뒤 안보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특히 NSC 상임위원들은 이번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과 긴장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1시부터 24분간 새해 첫 현장 일정으로 잡아둔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건설 착공식에 예정대로 자리했다. 이날 행사 취지가 강원도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한반도 평화에 있었던 만큼, 북한의 도발에도 행사가 진행될지 관심이 모였던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다.
착공식 장소인 제진역은 남북출입사무소(CIQ)가 위치한 우리나라 최북단역으로, 강릉~제진 구간(111.74㎞)은 동해선축에서 남북철도가 단절된 유일한 구간이다. 정부는 이 구간의 2027년 말 개통을 목표로 세웠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번 행사에 대해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시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이 최우선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이행 노력을 우리 정부가 멈추지 않고 경주해왔음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또 철도 소외지역이었던 강원도에 동과 서, 남과 북으로 이어지는 철도망 구축의 발판이 마련되었음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축사 서두에 이번 철도 건설로 우리나라 '국가균형발전의 꿈'이 한층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23년 동해중부선 전철화가 개통되고 2027년 동해북부선과 춘천~속초 구간이 완공되면 우리는 서울과 부산에서 KTX-이음을 타고 강릉, 양양, 속초, 고성까지 다다를 수 있게 된다"며 "주민들의 교통이 편리해질 뿐 아니라 강원도로 오가는 물류가 많아지고, 강원권 관광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15년 전이었던 2007년 이곳 제진역에서 금강산역으로 가는 시범운행 열차의 기적소리가 울렸다"며 "장차 다시 남북 열차가 이어진다면 평화로 가는 길도 성큼 가까워질 것"이라고 '한반도 평화의 꿈'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한반도에 때때로 긴장이 조성된다"며 "오늘 아침 북한은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를 시험 발사했다. 이로 인해 긴장이 조성되고 남북관계 정체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도 대화를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며 "남북이 함께 노력하고 남북 간에 신뢰가 쌓일 때 어느 날 문득 평화가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 속에서도 근본적인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선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함을 강조하고, 동시에 북한을 향해서도 평화에 대한 노력에 나서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됐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1일 강원도 동부전선 지역에서 발생한 탈북민의 '철책 월북' 사건과 관련해선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3일) 오전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 '노영희의 뉴스인사이다'에 출연해 해당 사건에 대해 "국민들께서 얼마나 허망하실까 생각이 든다"며 "경계 작전 실패라는 측면은 결코 국민들의 질타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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