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前대사 “이미 종전 선언 있다, 그것은 ‘정전협정’이고 잘 작동해 와”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2. 1. 6. 04: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종전선언 해도 北위협 안달라져… 제재완화·군사훈련 축소에 반대”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 대사가 4일(현지 시각) “우리에게는 이미 (실질적) 종전 선언이 있다고 항상 생각했다. 그것은 ‘정전협정’이라고 하며 수십 년간 잘 작동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타임스재단 주최로 열린 웨비나에 참석해 “그것(종전 선언)은 평화협정이 아니다. 정전협정이 여전히 훌륭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대사 /조선일보db

해리스 전 대사는 최근 한국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종전 선언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종전 선언에 관해 그 선언 다음 날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자문해봐야 한다”며 “한국을 방어하는 우리의 (한미상호방위)조약상 의무는 여전히 훌륭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미사일, 핵, 화학, 재래식 역량도 여전히 훌륭할 것”이라고 했다. 종전 선언을 하더라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달라지지 않으며, 주한 미군도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굳이 종전 선언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와 비슷한 기간 한국에서 근무한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 미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도 지난달 25일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종전 선언을 하면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며 “오늘날 북한은 분명히 핵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종전 선언의 실효성이나 종전 선언을 하려는 의도에 대해 공통적인 의구심을 나타낸 것이다.

해리스 전 대사는 “위협에 대응할 능력을 희생하면서까지 북한과 대화를 추진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한미 연합 훈련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대화와 군사적 대비 태세는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며 “우리가 그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해 제재를 완화하거나 군사훈련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선제적 제재 완화나 군사훈련 축소에 대해 “실패로 가는 입증된 길”이라면서 “만약 군사훈련과 제재를 축소하려면 협상 결과 역시 좋아야 한다”고 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궁극적 목적은 제재 완화, 핵무기 유지, 한미 동맹 분열, 한반도 지배 네 가지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중 관계와 관련해 그는 “한국이 안보 동맹(미국)과 최대 교역국(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것은 잘못된 이야기”라며 “한국은 1953년에 이미 선택했고 미국도 1950년 이미 선택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1950년 6·25전쟁에 참전해 중국과 맞서 싸우고, 한국이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할 때 이미 선택은 끝났다는 뜻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