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백신 미접종자 집밖 돌아다니면 체포하라" 명령

신기섭 2022. 1. 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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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적인 통치로 악명 높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이들이 밖을 돌아다니면 체포하라는 초강경 대응책을 내놨다고 <시엔엔> (CNN) 방송 등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해 말 현재 필리핀 인구 1억1천만명 가운데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이는 4980만명(전체의 45%)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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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 대유행]마을 책임자에게 단속·체포 권한 부여
2차 접종 완료자 전체 인구 45%
논란 의식한 듯 "책임은 내가 진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6일 각 마을 책임자들에게 불필요하게 외출하는 백신 미접종자를 단속하고 체포하라고 명령했다. 케손시티/로이터 연합뉴스

권위적인 통치로 악명 높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이들이 밖을 돌아다니면 체포하라는 초강경 대응책을 내놨다고 <시엔엔>(CNN) 방송 등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해 말 현재 필리핀 인구 1억1천만명 가운데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이는 4980만명(전체의 45%) 정도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텔레비전으로 방송된 연설에서 “바랑가이(마을) 최고책임자들은 백신을 맞지 않고 집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있는지 찾아 집에 머물도록 요청하거나 명령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또 “집에 머물기를 거부하면 이들을 체포할 수도 있다”며 “마을 최고책임자는 마을 내에서 모든 법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필요한 경우 백신 미접종자 단속에 민간인을 동원하라고 덧붙였다.

필리핀에서 ‘바랑가이’는 지방 자치의 최소 단위이며 최고책임자는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하지만, 이들에게 백신 미접종자 체포 권한까지 부여하는 건 논란의 여지가 크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이 명령에 문제를 제기하면 “기꺼이 답할 용의가 있다”며 모든 걸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2016년 권력을 잡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직후 ‘마약과 전쟁’을 선포하고 경찰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 혐의자를 사살하라고 공개 명령해 논란을 빚었다. 그 해 7월부터 3년여 동안 진행된 마약 단속 과정에서 숨진 이가 공식 통계로도 6천명을 넘었다. 논란이 국제적으로 확산되자,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 9월 반인도주의 범죄 혐의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필리핀은 올해 초부터 코로나19가 다시 급격히 퍼지면서 6일 1만722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는 지난 9월26일 이후 최대치다. 필리핀은 수도권인 마닐라 지역에 한해 백신 미접종자의 집 밖 출입을 필수적인 경우로 제한하고 있는데,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이런 규제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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