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63명서 순식간에 8000명대, 일본 '코로나 미스터리'

이영희 입력 2022. 1. 11. 00:02 수정 2022. 1. 11.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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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코로나19 하루 감염자가 일주일 사이 열 배 넘게 폭증해 80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뚜렷한 이유 없이 확진자가 크게 줄어 미스터리라는 말까지 나왔던 일본에서 이번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일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는 8249명으로, 전날(8478명)에 이어 이틀 연속 8000명대를 기록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9일(163명)과 비교하면 50배 늘었다. 확진자 폭증의 가장 큰 이유는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감염력 때문으로 보인다. 확산세가 가장 거센 오키나와(沖繩)의 경우 지역 미군기지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오미크론이 퍼졌다. 지난 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도쿄(東京)도의 경우 확진자의 약 70%, 전국적으로는 약 46%가 오미크론 감염자로 추정된다.

검사 건수도 증가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의 PCR 검사 건수는 양력설 연휴인 지난 1일 7002건에서 6일엔 6만5367건으로 늘었다. 또 일본 정부가 ‘증상이 있을 경우에만 검사’ 원칙에서 ‘원하는 사람 모두 무료 검사’로 방침을 전환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도쿄 등 대도시에 무료 PCR검사소가 다수 설치돼 검사를 받고 있다.

부스터샷 접종이 늦어지며 코로나 상황은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 7일 기준 일본 인구의 78.4%가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지만 3차까지 접종한 사람은 인구의 0.6%에 불과하다. 당초 일본 정부가 ‘2차 접종으로부터 8개월 후’를 부스터샷 접종 시기로 정하면서 백신 조달 및 준비를 서두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의료 종사자 및 고령자의 접종 간격을 7개월로 줄이겠다고 공표했지만 현장 움직임은 더디다. 9일에는 미군기지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주일미군의 외출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오미크론 유입을 막겠다며 지난 11월 말부터 시행하는 ‘외국인 신규 입국 전면 금지’ 방안을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라고 산케이신문이 10일 전했다.

미국에선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교육 등 공공부문에서 심각한 인력 부족이 발생하자 코로나19에 걸렸어도 무증상이라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라는 조치까지 나왔다. 코로나19 관련 미국 학교 데이터를 수집하는 버비오에 따르면 새해 첫 주(1월 2~8일) 미국 공립학교 13만 곳 중 5225곳이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수업을 중단했다. 하지만 미국 교육부는 대면수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지난 5일 조지아주에선 교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어도,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무증상이고 마스크를 쓴다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했다. 리사 모건 조지아교육자협회 회장은 “아주 잘못된 처사다. 교사들은 건강할 때 학생들과 교실에 있길 원한다”고 반발했다.

의료진의 코로나 감염 등으로 의료계의 인력난도 심각하다. 지난 8일 미국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5000개 병원을 조사한 결과 24%에 달하는 1200개 병원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뉴욕주는 병상 규모가 적은 40개 병원에서 최소 2주간 급하지 않은 수술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박소영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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