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소송 겨냥..이재갑 "판사, 과학적 사고 부족"

송태화 2022. 1. 1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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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11일 "공무원들에게 '명확하게 단답식으로 답하라'고 하는 과학적 사고가 부족한 판사들을 이해시켜야 한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집행정지 결정을 내리면 본안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마트와 식당 등에 대한 방역패스는 잠정 중단된다.

이 교수는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방역패스에 관한 논쟁이 법적 다툼으로 확전되는 양상에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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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전문가로서 소통 어려움 호소
"극한 상황에서 소통의 대가 돼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뉴시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11일 “공무원들에게 ‘명확하게 단답식으로 답하라’고 하는 과학적 사고가 부족한 판사들을 이해시켜야 한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국내 대표적 감염병 전문가로 꼽히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과학자들과 의학자들은 비과학과 정치편향과 안티박서들과 싸워야 했다. 감염병 재난의 시기, 방역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이나 감염병 전문가들의 소통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극한 상황에서 소통의 대가가 돼야 한다. 그런데 공무원이나 전문가들은 그런 훈련을 거의 받지 않아 개인이 열심히 몸으로 틀어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한원교) 심리로 지난 7일 열린 ‘방역패스 집행정지’ 첫 심문기일에서 재판부와 피고 보건복지부 사이에 오간 문답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당시 재판부는 원고 측이 주장하는 ‘방역패스 무용론’에 대한 복지부 입장을 듣고자 방역패스 적용의 목적을 반복해서 질문했다.

그 과정에서 “방역패스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뭐냐. 단답식으로 말해 달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판사에게 과학적 지식이 결여돼 있다는 취지의 이 교수 발언은 재판부의 이 질문이 과학적인 측면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방역 당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으로 읽힌다.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일반 시민 1023명은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를 상대로 식당·카페 등 17종 시설에 대한 방역패스를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을 냈다. 법원은 현재 인용 여부를 고심 중이다. 집행정지 결정을 내리면 본안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마트와 식당 등에 대한 방역패스는 잠정 중단된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정책 집행정지 신청 심문기일에서 신청인 측 박주현 변호사가 출석 전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교수는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방역패스에 관한 논쟁이 법적 다툼으로 확전되는 양상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가처분 신청을 먼저 인용하면 방역 정책이 바로 ‘올스톱’될 수 있다”며 “방역에서의 정책은 매우 시급성을 다투기 때문에 일단 먼저 실행을 하고,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그런 상황을 맞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매번 이런 식으로 줄소송이 걸려서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 이미 가처분신청 때문에 중단이 되고, 행정 본안 심사까지 가게 되면 한두 달 이상이 걸리지 않느냐”며 “그러면 그 정책은 소용없는 정책이 돼 있을 가능성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의 유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패스의 조건이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반적인 방역패스의 방향에 대해서는 찬성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방역패스의 집행정지 신청이 연이어 제기된 상황에 근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법원은 지난 4일 학부모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의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입시를 앞둔 청소년의 학습 자율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제기된 소송에서 법원이 학부모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정부는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에 즉시 항고했지만, 학원 등의 방역패스는 잠정적으로 적용 중단된 상태다.

한편 이 교수는 이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새 학기 학교 방역 준비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학생의 코로나19 감염 사례와 백신 접종 상황을 공유하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 전망에 따른 겨울방학 중 새 학기 학교 방역 준비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이현주 서울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참여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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