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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TPP 가입 절실한 대만, 日에 후쿠시마 식품 수입 양보하나

차대운 입력 2022. 01. 1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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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허용 땐 일본, '전례' 삼아 한국 압박 강화 가능성
일본 언론 "이르면 1∼3월 허가"..대만도 적극 부인은 안 해
후쿠시마 제1원전 [연합뉴스 자료사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강력히 희망하는 대만이 조만간 일본 후쿠시마(福島)산 식품 수입을 허용하는 양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대만이 CPTPP 가입을 위해 후쿠시마 식품 수입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향후 일본이 대만의 전례를 들어 마찬가지로 CPTPP에 가입을 희망하는 한국에 이를 '선결 조건'으로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일본과 대만이 대만의 CPTPP 가입 문제를 놓고 다양한 협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일본 언론에서는 대만이 이르면 올해 3월까지 후쿠시마 식품 수입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와 대만에서도 크게 주목받았다.

일본 지지통신은 10일 자국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빠르면 1∼3월 대만 정부가 후쿠시마를 포함한 일대 5개 현 식품 수입을 허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지지통신에 "향후 차이잉원 총통의 결단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만한 것은 이후 대만 정부의 반응이다.

사실상 후쿠시마 식품 수입 허용 문제와 관련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 전략을 펴 이미 내부적으로 수입 허용 쪽으로 방향을 잡고 공표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지통신 보도 이후 대만 무역 부문 고위 당국자는 중앙통신사에 구체적 수입 허용 시간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대만과 일본이 CPTPP 가입 문제를 놓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후쿠시마 식품 수입 의제가 다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작년 9월 정식으로 CPTPP 가입 신청을 하고 나서 회원국인 일본 측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관련 의제가 매우 다양한 가운데 여기에는 일본 측이 제기한 후쿠시마 식품 의제가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세계 여러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대 농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끄는 대만 정부는 중국 경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근본적 수출 구조 다변화 차원에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CPTPP 가입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하고 중국의 거친 압박이 일상화된 가운데 대만 정부와 여당은 큰 정치적 부담에도 대외 경제 구조의 근본적 재편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차원에서 대만 정부는 앞서 대만 내 일각의 강력한 반발에도 가축 성장 촉진제인 락토파민 함유 돼지고기 수입을 전격 허용하면서 미국과의 FTA를 가로막는 중대 장애물을 제거하는 결단을 내렸다.

야당인 국민당이 이 문제를 국민투표로 끌고 가면서 차이잉원 정부가 정치적 곤경에 처하기도 했지만 지난달 국민투표에서 극미량의 락토파민이 함유된 돼지고기 수입 금지가 국제관례에 부합하지 않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한 정부와 여당이 극적으로 승리했다.

락토파민 함유 돼지고기 수입 허용에 따른 후폭풍을 극복한 차이잉원 정부가 엄격한 검사와 통관을 전제로 한 후쿠시마 식품 수입 허용 추진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대만 정부가 자기 측 사정에 따라 후쿠시마 식품 수입 허용을 전향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이지만 대만의 결정이 향후 한국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에서는 이미 한국의 CPTPP 가입과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문제를 결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일간 요미우리(讀賣)신문은 한국의 CPTPP 가입 절차에서는 "수산물 수입 규제 해제도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한국 정부는 국내에서 과학적 평가에 토대를 둔 정보를 발신하는 등의 '후효히가이'(風評被害, 풍평피해) 대응도 강하게 요구받게 될 것 같다"고 지난달 26일 보도했다.

한국과 갈등 사안과 관련해 평소 한국 비난에 앞장서 온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자민당 외교부회 회장은 최근 "한국의 현 정권은 후안무치(厚顔無恥·뻔뻔해서 부끄러움을 모름)!"라며 "일본을 포함한 비준 8개국 중 한 나라라도 반대하면 가입 교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한국의 CPTPP 가입 추진에 관해 트위터에 글을 썼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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