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의 심장 '디자인센터'에서 무슨 일이? 승자독식 경쟁의 압박
[뉴스데스크] ◀ 앵커 ▶
디자인센터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MBC는 그의 기록과 동료의 증언, 익명의 설문조사를 통해서 사건을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그의 마지막 선택을 한 가지 원인으로 단순화할 순 없지만 동료들은 승자독식의 치열한 경쟁 시스템을 지목했습니다.
이어서 윤상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찬희 씨의 정신병 증세가 폭발하기 직전 6개월 동안의 근무 기록입니다.
하루 평균 8시간20분 일한 걸로 돼 있습니다.
주말 출근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수시로 밤을 새우고 휴일에 일했지만, 기록에는 없습니다.
[현대차 디자인센터 직원 1] "책임들은 잘 안 찍어요. 벌써 딱 '야근, 특근 최대한 줄여주세요' 그러면, 누가 거기서 '어 나 야근' 이러고 찍겠어요. 자기 가족들이랑 식솔들이 다 걸려 있는데."
디자인센터 직원들은 2018년쯤부터 스트레스가 더 심해졌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벤틀리 플라잉스퍼를 디자인한 이 모 씨가 현대차의 디자인 총책임자, 센터장에 취임한 해입니다.
그가 도입한 DDD(Data Driven Design), 데이터에 기반한 디자인 시스템은 차량 개발 기한을 크게 단축시켰습니다.
하지만 업무 강도는 훨씬 세졌다고 합니다.
[현대차 디자인센터 직원 4] "'DDD'가 디자인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차 만드는 전체 프로세스를 바꾸는 거거든요. 디지털화를 도입해서 한 템포씩 앞으로 당기겠다. 투입되는 사람이 적어진다. 그러면 이제 또 비용 절감이 되는 거잖아요."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할 정도로 유명한 스타 출신 센터장.
그는 직원들에게도 '스타'가 되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현대차 디자인센터 직원 2] "일부의 잘 나가는 사람들을 좀 더 밀어주는… 그렇게 해서 사람들한테 동기 부여를 많이 하려고 했는데, 그게 양날의 검이 되는 거죠."
함께 협업을 해도, 공은 단 한 사람에게만 몰아주는 치열한 경쟁 시스템.
특히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는 리뷰가 가장 힘들었다고 합니다.
[현대차 디자인센터 직원 3] "'입 냄새가 난다'느니, '좀 제대로 공부해라'. 후임자 앞에 세워놓고 중간자 사람들을 모멸감을 줌으로 인해서… '가스라이팅', 제가 그 당시에 찬희 죽고 나서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거든요. 그런 식으로 사람들을 대우를 한 거죠."
[현대차 디자인센터 직원 1] "'가스라이팅'이죠. '이런 천박한 스케치는 제 눈앞에 없었으면 좋겠어요'라든지. 리뷰하는 당사자 모두가 그렇게 당했다고 보시면 돼요."
故 이찬희 씨도 그런 스트레스를 메모에 남겼습니다.
"전무님(센터장)한테 보이는 것, 위대한 디자이너. 의도하지 않아도 상처주는 말들 조심하자."
재작년 1월 센터장과 면담한 직후에는 이런 메모를 남겼습니다.
[서은영/故 이찬희 씨 아내] "리더십 연습을 좀 많이 하고, 책을 더 읽고, 밤새워서 연습을 해라."
센터장의 말대로 이찬희 씨는 그날도 회사에서 밤을 새우다, 새벽에 이상증세가 폭발했습니다.
그리고 8개월 뒤 서른아홉 살 생을 마감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한재훈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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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동세 한재훈 / 영상편집: 이현선
윤상문 기자 (sangmo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31996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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