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는 우주 경쟁… 한국도 8월 최초로 달 탐사 떠난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2022. 1. 12. 08: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사, 2005년 有人 달탐사 목표로
민간기업들과 잇따라 우주선 발사
러시아도 7월 탐사선 발사 예정
한국은 8월 처음 달 탐사선 발사
1년간 달 궤도 돌며 과학관측 임무
中, 연말까지 독자 우주정거장 완성
본격적으로 우주 패권에 도전
‘아르테미스(Artemis)’ 달 탐사 계획은 미국이 1972년 아폴로17호 달 착륙 이후 50여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한 국제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이다. 오는 3월 아르테미스 1호의 무인 시험 발사가 진행된다./NASA

올해 인류는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와 힘든 싸움을 이어가겠지만 눈을 지구 밖으로 돌리면 세계 각국의 치열한 우주개발 경쟁이라는 새로운 역사가 기다리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반세기 만에 달에서 우주 경쟁을 재개하며, 한국도 처음으로 지구를 벗어나 달 탐사선을 발사한다. 중국은 독자 우주정거장을 완성하면서 우주 패권에 본격적으로 도전한다.

◇50년 만에 미·러 달 탐사 경쟁

미국은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중단된 유인(有人) 달 탐사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바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025년 우주인의 달 착륙에 대비해 발사체인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과 유인 우주선 오리온을 새로 개발했다. 오는 3월 아르테미스 1호의 무인(無人) 시험 발사가 잡혀 있다. 마네킹을 실은 오리온은 달을 두 번 돌고 지구로 귀환한다.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도 달 착륙선 스타십의 시험 비행에 나선다. 역시 민간 기업인 애스트로보틱 테크놀로지와 인튜이티브 머신도 나사 의뢰를 받고 과학 장비를 실은 무인 착륙선을 달에 보낸다. 애리조나주립대의 짐 벨 교수는 지난달 29일 영국 뉴사이언티스트 인터뷰에서 “나사가 민간 기업을 이용해 저가에 달로 화물을 보내는 것은 우주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도 1976년 이후 중단된 달 탐사를 재개한다. 7월 소유스 로켓에 무인 탐사선 루나 25호를 실어 발사한다. 루나 25호는 달 남극의 충돌구에서 로봇 팔로 토양 시료를 채취해 분석할 계획이다. 인도와 일본도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달 착륙을 시도하며, 일본 우주 기업 아이스페이스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로버(탐사 로봇)를 실은 착륙선을 달에 보낸다.

우리나라도 오는 8월 스페이스X의 로켓으로 무인 달 탐사선(KPLO)을 발사한다. KPLO는 달 궤도를 1년간 돌며 과학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지구 밖 탐사로, 우리나라 우주개발 영역이 정지궤도 위성이 있는 지구 상공 3만6000㎞에서 달까지 38만㎞로 확장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소행성 충돌과 화성 탐사 로버

다른 천체에서도 화려한 우주 쇼가 펼쳐진다. 나사는 지난해 11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으로 ‘다트(DART)’ 우주선을 발사했다. 소형차 크기인 다트는 9월 말 지구에서 1100만㎞ 떨어진 곳에서 디모르포스 소행성에 정면 충돌해 궤도를 바꿀 예정이다. 영화처럼 우주선으로 소행성의 궤도를 바꿔 지구 충돌을 막을 수 있는지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인류 최초로 소행성 궤도 수정 시험에 나설 다트 우주선과 지구근접 소행성 디디모스, 위성 디모르포스 상상도. 오른쪽 하단에 멀리 보이는 것은 충돌과정을 기록할 이탈리아 우주국의 큐브샛 '리시아큐브'(LICIACube). /NASA

8월에는 프시케 소행성을 탐사할 우주선이 발사된다. 이 소행성은 특이하게 천체 전체가 철로 돼 있다. 과학자들은 프시케가 원시 행성의 내부 핵이 노출된 것으로 보고, 이 소행성을 연구하면 태양계 형성 초기를 엿볼 수 있다고 기대한다.

유럽과 러시아는 9월 엑소마스 2탄으로 화성에 카자초크 착륙선과 로절린드 프랭클린 로버를 보낸다. 앞서 2016년 엑소마스 1탄으로 기체 추적 궤도선(TGO)을 화성 궤도에 진입시켰다. 로절린드 프랭클린은 지난해 화성에 도착한 미국의 로버 퍼서비어런스보다는 작고 중국의 ‘주룽(祝融)’보다는 크다. 하지만 강력한 드릴로 2m까지 시추할 수 있어 지하에 얼음 상태로 있는 물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 전 로버는 화성에서 수㎝ 깊이만 시추할 수 있었다.

◇중국의 패권 도전과 서방의 견제

중국은 올해 말까지 독자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을 완성한다. 텐궁은 퇴역을 앞둔 미국과 러시아의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이어 새로운 우주 연구 기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미 외국과 진행할 우주 연구 프로젝트 9건을 선정했다.

중국은 그동안 우주에서 미국을 맹추격했다. 2013년 창어 3호와 로버가 달에 착륙했으며 2018년에는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창어 4호를 보냈다. 2020년 창어 5호는 달 토양 시료를 채취하고 지구로 귀환했다. 화성에서는 지난해 최초로 궤도선과 착륙선, 로버를 동시에 운용하는 성과도 거뒀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1월 “미국 정보 보고서는 중국의 우주정거장을 미국의 군사력에 맞서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기술했다”고 전했다. 서방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유엔에 우주의 군사 경쟁을 규제할 워킹 그룹을 만들자고 제안해 163대8로 통과시켰다. 반대한 국가는 중국과 그 우방국인 러시아·쿠바·북한·니카라과 등이었다. 워킹 그룹은 올해 본격 활동을 펼쳐 내년 유엔 총회에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