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사망에 이재명 측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

현화영 2022. 1. 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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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민의힘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마타도어성 억지주장을 펼치고 있다"
홍준표 "우연치고는 참 기이한 우연의 연속"
김진태 "이분은 제보자라서 자살할 이유가 없다"
장혜영 "우연의 연속이라고 보기에는 참으로 오싹하고 섬뜩한 우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 제보한 인물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민주당은 타살 의혹 등을 제기한 야당을 향해 “마타도어성 억지주장을 펼치고 있다”라며 ‘이 후보와 고인은 아무 관계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12일 낸 입장문에서 “국민의힘은 고인의 사망과 관련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마타도어성 억지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이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밝힌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사들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 폭로자 사망’ 소식으로 전하고 있다”면서 “실체적 진실이 가려지기 전까지 이 씨는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라고 했다. 아울러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그 어떤 정치적 공세도 자제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기이한 죽음”, “제보자는 자살할 이유가 없다”는 등 타살 의혹을 주장하며 경찰에 신속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또 죽어 나갔다”며 이 후보의 의혹과 관련된 인사들의 계속된 사망에 일침을 가했다.

홍 의원은 “자살인지 자살 위장 타살인지 모를 이재명 후보 관련 사건의 주요 증인이 또 죽었다”면서 “우연치고는 참 기이한 우연의 연속”이라고 했다.

이어 “대장동 관련 두 명에 이어 이번에는 소송비용 대납 관련 한 명까지 의문의 주검이 또 발견됐다”고 짚으며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조폭 연계 연쇄 죽음은 아닌지 이번에는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무서운 세상이 돼간다”고 일갈했다.

같은 당 이준석 대표도 페이스북에 “왜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며 “이재명 후보가 이 분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을 하실지 기대도 안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켜보고 분노하자”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위 위원장인 김진태 전 의원은 “나하고도 몇 번 통화했는데, 이 분은 제보자라서 자살할 이유가 없다”라며 이씨 죽음에 관해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이씨는) 변호사비 대납 관련 녹취록 3개에 다 등장하는 유일한 인물”이라며 “이번엔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하지 말자. 사인(死因) 불명이고 타살 혐의가 짙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장혜영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의혹 관련 인물들의 갑작스런 죽음만 벌써 세 번째”라며 “우연의 연속이라고 보기에는 참으로 오싹하고 섬뜩한 우연”이라고 말했고,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도 “한두 명이 아니라 세 명이라니, 상식적으로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무섭다. 대선이 호러물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안혜진 대변인은 “‘아수라’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에 분노한다”고 했다. 그는 “목덜미가 서늘해지고 소름이 돋을 정도다. 정작 이 후보는 아무것도 모른다며 가증한 미소만 띠고 공수표만 남발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철저한 수사로 모든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혀 무너진 정의와 공정, 바닥까지 추락해버린 이 나라의 품격을 바로 세워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11일 저녁 숨진 채 발견된 ‘이재명 후보 변호사비 대납 의혹’ 최초 제보자 이모(55)씨 페이스북.
 
12일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씨가 전날 저녁 8시40분쯤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돼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씨 시신에서 외상 등 사인을 가늠할 만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객실에서는 누군가 침입한 정황이나 극단적 선택에 쓰이는 도구 등도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유서도 나오지 않았다.

이씨는 지난달 10일 페이스북에 “이 생(生)은 비록 망했지만, 전 딸·아들 결혼하는 것 볼 때까지는 절대로 자살할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이씨 지인은 “이씨가 평소 술을 많이 마셔 건강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며 “사업 실패 이후 생활고를 겪어 지인들이 십시일반 도왔다”고 경찰에 말했다.

이씨 빈소에서 만난 유족은 “정확한 건강 상태는 모르지만 가족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2018년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았던 검사 출신 변호사가 수임료 명목으로 현금 3억원과 3년 후에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억여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녹취록이 있다고 최초로 제보한 인물이다.

당시 제보를 받은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이 녹취록을 근거로 이 후보 등을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발했다. 이 후보 측은 이씨와 시민단체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맞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수원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을 부검하는 한편,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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