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돼지 췌도, 사람 간에 이식..당뇨병 치료 도전
미국에서 돼지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한 가운데 국내에서 돼지 췌도를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하려는 임상시험이 시도되고 있다. 국내 첫 이종(異種) 간 장기이식 시도이다. 세계에서도 드문 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제넨바이오가 지난해 8월 신청한 돼지 췌도 이식 임상시험 신청서를 심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9일 결판 난다.
췌도(膵島)는 췌장의 섬으로 불리며 여러 개 세포 중 베타세포가 파괴되면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해 당뇨병을 야기한다. 1형 당뇨병 환자(대개 선천성 환자)가 오래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 저혈당에 빠진다. 저혈당을 인지하지 못해 숨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환자 2명에게 순차적으로 돼지 췌도를 이식하겠다는 게 이번 임상시험이다. 가천대 길병원이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돼지 췌도 이식은 2011년 서울대 의대 병리학교실 박성회 교수(퇴직)가 무균 돼지의 췌도를 원숭이한테 이식한 게 계기가 됐다. 보건복지부에 이종장기이식 TF팀이 구성됐고 2013년 서울대 의대에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이 출범했다.
가장 큰 장벽은 안전성 논란이다. 식약처 세포유전자치료제과 양성준 연구관은 “무균 돼지라고 해도 돼지 특유(내재)의 바이러스를 제거하지는 못한다. 이게 인간의 몸에 들어와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잘 모른다”며 “인체에서 바이러스가 번식하고 퍼지면 팬데믹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서울대병원 김종민 전임상실험부 연구 교수는 “지금까지 돼지 내재 바이러스가 사람에 감염된 사례가 없다. 게다가 돼지 췌도는 줄기세포와 달리 이런저런 장기 등으로 분화할 가능성이 없는 생체 세포이다. 식약처가 ‘만에 하나’까지 과하게 걱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미국처럼 돼지 심장을 인간에 이식할 정도의 기술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박정규 교수는 “심장을 이식하려면 큰 무균돼지가 필요하고 돼지의 여러 개 유전자를 제거하고 사람 유전자를 넣어 사람과 유사하게 만드는 형질전환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그 정도가 못 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심장에 이어 돼지 신장을 인체에 이식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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