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정가 60만원 플스, 중고가 100만원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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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수현(34)씨는 지난달 일본 소니의 가정용 게임기(콘솔) 플레이스테이션5 새상품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90만 원을 주고 구매했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시리즈X·S 등 콘솔은 인터넷 중고장터와 오픈마켓 등 온라인 거래플랫폼에서 적게는 10만 원, 많게는 40만 원까지 웃돈이 포함된 금액으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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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콘솔 내 핵심 부품도 품귀
공급난은 연말까지 지속될 듯
직장인 최수현(34)씨는 지난달 일본 소니의 가정용 게임기(콘솔) 플레이스테이션5 새상품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90만 원을 주고 구매했다. 이른바 '되팔이'로 알려진 전문업자가 정가 62만8,000원짜리를 30만 원에 가까운 웃돈을 덧붙여 판매했지만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물량이 풀리는데, 보통 1분이면 '판매종료'여서 전부 실패했다"며 "워낙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이 적다 보니 게임기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이 게임업계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출시된 지 1년 이상 된 인기 콘솔의 경우 수십만 원의 웃돈 없인 구할 수 없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웃돈만 40만 원... 예약 구매는 '하늘의 별 따기'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시리즈X·S 등 콘솔은 인터넷 중고장터와 오픈마켓 등 온라인 거래플랫폼에서 적게는 10만 원, 많게는 40만 원까지 웃돈이 포함된 금액으로 거래되고 있다.
한정판 거래플랫폼 크림(KREAM)에 따르면 플레이스테이션5 디스크 버전의 경우 지난해 10월 77만 원 정도였던 거래가격이 이달 12일 기준 98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엑스박스 시리즈X(정가 59만8,000원)도 네이버 중고장터에서 평균 70만 원대에 유통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는 2020년 11월 동시 출시된 가정용 콘솔이다. 두 기기 모두 7년 만에 발매된 9세대 게임기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해 높은 인기를 끌었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5는 지난해 7월 기준 누적 판매가 1,000만 대를 넘어섰을 정도로 인기다.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게임기 구입 자체가 어려운 환경으로 변했다. 플레이스테이션5는 국내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온라인 사전예약제를 통해서만 판매되는데, 5분이면 예약이 마감되기 일쑤다. 업계 관계자는 "매달 한정된 물량만 입고되는 통에 시세차익을 노린 '리셀러'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해외에서도 감지된다. 지난달 영국 BBC에선 '도대체 왜 나는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5를 살 수 없나(Why can't I buy the Xbox Series X or PlayStation5?)'란 제목의 기사가 나왔을 정도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엑스박스 게임 '헤일로 인피니트' 공식대회에서는 게임기가 부족해 개발자용 기기가 사용되기도 했다.
"콘솔게임기 품귀 현상, 최소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의 배경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인한 반도체 수급난이 자리하고 있다. 콘솔의 핵심 부품인 중앙처리장치(CPU)에서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보조기억장치(SSD) 등이 모두 반도체다. 콘솔의 '양대산맥'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모두 메인 칩셋을 미국 반도체 기업인 AMD에서 공급받는다.
문제는 AMD의 프로세서와 그래픽칩셋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TSMC의 여력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에 자동차, 스마트폰 등의 반도체 생산 주문이 몰리면서 TSMC에선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콘솔에 집중할 수 없게 됐다.
게임업계에서는 콘솔 공급 부족 현상이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TSMC를 비롯한 파운드리 업체의 대규모 투자가 효과를 내는 데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것이란 분석에서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반도체 제조사들이 빠르게 생산을 확대하고 있지만 수요가 치솟고 있어 올해도 수급 격차를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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