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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핵심 제보자 숨질 때까지 깔아뭉갠 李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

조선일보 입력 2022. 01. 14. 03:25 수정 2022. 01. 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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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최초 제보자 이모 씨 빈소에서 입관식을 마치고 돌아온 유족들이 슬퍼하고 있다. 2022.01.13. /뉴시스

경찰이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첫 제보자 이모씨가 심장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소견을 발표했다. 유족 측 대리인은 “고인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숨진 이씨가 제기한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다.

이 사건은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재판과 아내 김혜경씨에 대한 검찰 수사의 변호사 수임료를 모 기업이 이 후보를 대신해 지불했다는 의혹이다. 이 과정에 조직폭력단 출신들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후보는 당시 30여 명의 변호인단을 꾸렸지만 총 수임료로 2억5000만원을 송금했다고 밝혀 대납 의혹이 일었다. 상식적으로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제보자 이씨는 의혹을 밝혀줄 증거라며 수임료를 대납받았다는 변호사와의 대화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했다. 이 문제는 작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됐고, 한 친문(親文) 단체가 작년 10월 7일 이 문제로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 대장동 사건과 비슷한 시기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변호사비를 기업에 대납시켰다는 이유로 뇌물수수죄가 인정돼 중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 변호사비 대납에 대한 수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고발 한 달 뒤 뒤늦은 압수수색이 지금까지 검찰 수사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검찰은 당초 이 사건을 대장동 수사팀이 있는 서울중앙지검에 맡겼지만 얼마 후 이 후보의 대학 후배가 지검장으로 있는 수원지검으로 이첩했다.

수사를 지휘하는 부장검사도 대납 의혹 당사자인 이 후보의 변호사와 검찰에서 함께 일했던 법조계 후배라는 사실도 알려졌다. 봐주기 수사를 하려고 일부러 인연이 있는 수사팀을 골라서 사건을 배당했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고발인을 조사할 때도 “왜 민주당 서울 경선 직전에 고발했느냐”며 사건 본안보다 고발 의도를 더 캐물었다고 한다. 검찰이 이렇게 수사를 질질 끄는 사이에 핵심 제보자이자 증인마저 세상을 떠났다. 검찰엔 심지어 이 후보의 변호사비 내역에 대한 자료조차 없다고 한다. 확보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다.

이 후보와 관련된 의혹 사건의 핵심 인사들이 3명째 숨을 거뒀다. 검찰이 의혹의 핵심에 접근하지 않고 주변만 털거나 사건을 방치하던 중에 일어난 일이다.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 “무섭다”는 말이 나오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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