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국군 위문편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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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위문편지에 관한 추억이 있는 이들이 많을 게다.
학교에서 단체로 위문편지를 썼던 기억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을 테고, 군 부대 내무반에서 무작위로 나눠준 위문편지를 돌려 읽으며 재미있어했던 이들도 있을 것이다.
조선총독부가 1937년 중일전쟁 발발 후 소학교(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전방 군인들을 위한 위문편지를 쓰도록 한 게 시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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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위문편지에 관한 추억이 있는 이들이 많을 게다. 학교에서 단체로 위문편지를 썼던 기억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을 테고, 군 부대 내무반에서 무작위로 나눠준 위문편지를 돌려 읽으며 재미있어했던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위문편지’를 검색하면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들이 쓴 위문편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엉성하고 맞춤법도 군데군데 틀린 글로 ‘군인 아저씨’를 위로하는 어린이 편지에는 슬그머니 미소가 번진다. “아저씨 너무 불쌍해요. 크리스마스 날 남자들 득실거리는 데서 참 외롭겠어요. 그래도 탈영하지 말고 꿋꿋이 사세요.” 여중생이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의 엉뚱한 위로와 격려에 웃음을 참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선생님 눈치 보며 마지못해 쓴 편지도 많을 테지만 그래도 위문편지는 군인들이 잠시나마 병영 밖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기회를 제공하는, 나름 활력소다.
위문편지의 역사는 길다. 조선총독부가 1937년 중일전쟁 발발 후 소학교(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전방 군인들을 위한 위문편지를 쓰도록 한 게 시작이라고 한다. 위문편지 문화는 호불호가 갈린다. 군사 문화의 잔재로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국군 장병을 위로하고 국방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활동이라 여기는 시각도 있다.
최근 서울의 여고생이 쓴 위문편지가 온라인에 공개돼 시끌벅적하다. 노트를 찢어 만든 편지지에 성의 없이 휘갈겨 쓴 편지는 군 생활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었다. 편지 공개 후 여학생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 여고 부근에 있는 어떤 학원 원장은 이 학교 학생들을 원생으로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위문편지가 시대착오적인 문화라는 인식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여고에 위문편지 강요를 금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10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을 정도다.
군인 위문편지 문화는 미국, 인도 등 다른 나라에도 있다고 한다. 주목해야 할 지점은 위문편지 그 자체보다는 자발성의 철저한 보장 여부가 아닐까.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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