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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선 파스타에 피클이 따라나오지 않죠"

양지호 기자 입력 2022. 01. 14. 05:18 수정 2022. 01. 1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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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김밀란 파스타' 낸 셰프 김밀란 인터뷰

유튜버 ‘김밀란’은 이탈리아 현지에서 요리하는 셰프가 현지 조리법을 제대로 알려준다며 유명해졌다. 그는 ‘만테까레’(유화)라는 이탈리아 요리 개념을 국내 대중에게 널리 알린 사람이기도 하다. 2019년 시작한 ‘김밀란’ 채널은 레시피 전달에만 초점을 맞춘 건조한 영상에도 구독자가 15만명에 달한다. 최근 ‘김밀란 파스타’를 낸 그를 지난 12일 서울 마포 한 공유주방에서 만났다. 김밀란(본명 김민석)은 김씨인 그가 일하는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이 있는 곳이 이탈리아 밀라노라 만들어진 닉네임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12일 서울 마포 한 공유주방에서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를 마무리하고 있는 김밀란 셰프.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이탈리아에는 어떻게 유학 가게 됐나.

“인천에서 인문계 고교를 나왔다. 대학에 갔다가 요리로 승부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자퇴했다. 군대 전역 후 국내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5년 동안 일했다. 삼시세끼 파스타만 먹고 살 정도로 미쳐있었다. 더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고 싶었다. 100만원 초중반대였던 월급을 모아 유학비를 마련했다. 이탈리아 유명 요리학교 ‘알마’에서 공부했다. 돈이 없어서 한 달에 50유로(약 6만5000원)만 가지고 버틴 때도 있었다. 2유로 하는 케밥이 주식이었는데, 그래서 아직도 케밥은 안 먹는다.”

–왜 다른 유튜버·셰프들은 ‘만테까레’를 소개하지 않았을까.

“나도 의문이다. 요리학교에서 꼭 배우는 기초적인 개념이다.” 그는 책에서 별도의 장을 할애해 만테까레의 과학적 원리 및 중요성을 설명했다.

책 '김밀란 파스타' 표지 /다산라이프

–한국에서 파는 이탈리아 음식은 어떤가.

“아직도 피클을 주는지 궁금하다. 이탈리아에는 피클과 파스타를 함께 먹는다는 개념 자체가 없다. 피자와 파스타를 함께 내는 식당도 드물다. 이탈리아에서는 피자는 피자만 파는 ‘피제리아(Pizzeria)’에서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한국에서 ‘상하이 파스타’ 만들다가 유학하러 갔다. 당시에는 미리 삶아둔 파스타를 쓰고 굴소스를 넣어 파스타를 만드는 레시피가 일반적이었다. 현지에는 없는 조리법이다.”

–책에는 ‘된장 봉골레 스파게티’ 같은 퓨전 메뉴가 담겼다.

“유튜브에는 주로 현지 메뉴를 만드는 법을 올렸는데, 책 준비하면서 평소 시도해보던 이런저런 메뉴 중 완성도가 높은 걸 넣었다. 된장 봉골레 스파게티는 어머니가 해주시던 바지락 된장찌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이날 생파스타를 뽑아 만든 된장 봉골레 스파게티를 보여줬다. 된장과 올리브유는 예상 밖으로 궁합이 좋았다.

김밀란 셰프의 '된장 봉골레 스파게티 키타라'/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코로나 때문에 유튜브에 집중하게 됐다고 들었다.

“친구 권유로 영상을 조금씩 올리고 있었는데, 2020년 코로나 유행으로 일하고 있던 식당이 잠시 휴업하면서 짬이 생겼다.”

–회사(미쉐린 2 스타 식당)에서도 유튜브 하는 걸 알고 있나.

“친한 동료한테만 알렸는데 최근에 셰프가 알았다. ‘나도 출연시켜 달라’고 하더라. 웃으며 거절했다.” 김밀란은 현재 고기 파트에서 조리를 맡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요리하는 것의 매력은 뭘까.

“음식문화가 풍성하다. 말미잘을 튀겨먹기도 하고, 파스타를 만들기도 한다. 식용 말미잘로 만든 파스타는 전복 내장과 비슷한데 더 진한 맛이 난다. 조개를 날 것으로 즐겨 먹는 지역도 있다. 수렵 시즌에는 한국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뿔닭, 사슴, 청둥오리 같은 낯선 재료로 요리할 수 있다. 한국에 알려진 이탈리아 요리는 극히 제한적이다.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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