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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쓰는 냉장고·선풍기, 기업아 좀 가져갈래?" 당당히 요구하세요[지구, 뭐래?]

입력 2022. 01. 14. 06:02 수정 2022. 01. 1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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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데에도 돈 든다, 안 든다?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쓰지 않거나 고장 난 가전제품들, 처리가 난감할 때가 많다. 수리를 하자니 들어갈 시간과 비용이 아깝고, 고쳐도 과연 쓸까 의문인 것들. 이사를 할 때면 더는 쓰지 않을 기존 대형 가전들도 골치다. 비용도 아끼고 폐가전제품도 재활용할 방안은 없을까?

고장 나지 않았다면 당연히 중고거래를 이용하는 게 최상이겠지만, 이도 저도 난감하다면 무상수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무상으로 수거하는 건 기업의 의무 사항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당당히 요구할 권리다.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 15조에 따르면, 전기·전자제품을 제조하거나 수입하는 자는 출고한 제품 폐기물을 회수해 재활용해야 하고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명시돼 있다.

구체적으론 전기·전자제품 매출액이 10억원 이상, 제품 수입액이 3억원 이상 되는 사업장은 폐제품을 회수·인계·재활용할 의무가 있으며, 이 대상은 새로 제품을 구매할 때 발생하는 포장재도 포함된다.

즉, 새로 TV를 구매했다면, 기업이 그에 쓰인 스티로폼, 박스 등도 무상 수거할 의무가 있다는 뜻이다. 제조·수입업체 외에 판매업체 역시 관련 제품 매출액이 50억원 이상이라면 폐제품을 수거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정리하면, 대부분 주요 가전제품 제조업체와 주요 대형 가전제품 판매업체 등은 폐가전 및 제품 포장재 등을 무상 수거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이들 업체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게 바로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이다. 업체들은 조합에 비용을 지불하고 조합이 해당 업무를 대신 수행하고 있다.

신청방법

신청 방법 자체는 간단하다. 인터넷 포털에서 ‘폐가전제품 배출예약시스템’을 검색하거나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의 콜센터를 통해 무상방문 수거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다만, 품목 크기나 종류 등에 따라 수거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출처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

우선 대형가전은 큰 고민 없이 신청하면 된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이다. 이들은 1개만으로도 신청하면 무상수거해가는 품목들. 그 외에 전기오븐, 자동판매기, 러닝머신, 식기건조기, 식기세척기, 복사기, 전기정수기, 냉온수기, 공기청정기, 전자레인지, 제습기 등도 단일 신청이 가능한 품목들이다. 오디오나 데스크탑도 세트(전축, 본체+모니터) 형태라면 단일 품목으로도 수거해간다.

복잡한 건 소형가전들이다. 소형이란 점을 감안, 수량으로 5개 이상을 모으거나, 단일 품목 배출 때 추가 신청하는 방식으로 수거해간다. TV를 무상수거 신청한다면 그에 맞춰 선풍기를 함께 신청하는 식이다. 혹은, 선풍기나 믹서기 등 소형가전으로 5개 이상을 모으면 된다.

수거 품목은 제한돼 있다. 가습기, 음식물처리기, 전기밥솥, 전기히터, 청소기, 전기비데, 전기주전자, 커피메이커, 헤어드라이어, 믹서기, 선풍기, 전기다리미, 토스트기, 노트북, 내비게이션 등을 포함해 총 40여개 항목들이다.

컴퓨터나 오디오의 경우, 세트라면 단일 품목으로 수거해가지만, 모니터만 처리하려 한다면 5개 품목을 모아서 신청해야 한다.

소형 가전의 경우 워낙 품목이 다양하다보니 특정 품목의 경우 사전 문의가 필요하다. 실제 집 안을 샅샅이 뒤져 안 쓰는 소형가전들을 모아봤다(아직 멀쩡한 제품들이니 버릴 것들은 아니다).

배출가능·불가로 알만한 품목 외에도 외장 하드, 휴대용 노래방 마이크, 디지털 카메라 등이 나왔다. 무상수거가 될지 안될지 판단이 안되는 품목들이다.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 관계자는 “외장 하드와 휴대용 노래방 마이크, 디지털 카메라 등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법적으로 수거 의무가 있는 기업의 제품군에 한해 무상수거를 실시하고 있다. 휴대용 노래방 마이크 등은 이 범주에 포함되지 않아 조합에서도 무상수거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 소형 가전제품군이 점차 다양화되는 만큼 이 범주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안해하지 마세요, 당당한 권리!

조합에 따르면, 작년 수거된 총 폐전자제품 회수량은 41만t으로 전년(39만t)보다 증가했다. 생산업체가 44%, 판매업체가 7%가량 회수했으며, 방문수거 서비스나 지방자치단체 수거 등으로 회수된 비중도 31%를 차지한다.

새로 제품을 구매한다면, 판매 대리점 배송요원 등에게 기존 제품을 수거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이는 명시된 소비자의 권리다. 조합에서 실시하는 무상수거 서비스 역시 법적으로 부과된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로, 혹여나 미안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 당당히 요구하면 된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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