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러브콜' 받은 김종인..'이재명 지원사격' 제안 받아들일까

김종인 국민의힘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을 찾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면담한 뒤 나서고 있다.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갈라선 뒤 더불어민주당 측의 러브콜을 받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직접 김 전 위원장을 찾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원 사격을 요청한 가운데, 김 전 위원장의 지지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도 이 후보 지지와 관련해 뚜렷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 않다.

박 의원은 13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전날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우리 선거 과정에서 이 후보에 대한 간접 지원과 조언을 부탁드렸다"며 "이 후보에 대한 지지와 우호적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김 전 위원장이) 여러 역할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12일) 김 전 위원장의 종로구 사무실을 방문해 "민주당을 도와달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박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지난 2016년 민주당 비대위원회 대표였을 당시 비서실장을 맡았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1일 박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하기도 했다.

박 의원의 기대와는 달리 김 전위원장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날 매경닷컴이 김 전 위원과 한 통화에서 최근 박 의원이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아 이 후보 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와 관련해서 어떤 입장인지 묻자 그는 "그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한 마디 한 뒤 전화를 끊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후보 지지와 관련해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청년과미래정치위원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유인태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의 민주당 지원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해촉 비슷하게 수모를 당했다고 이쪽(민주당)을 지지한다고 하면 여러 가지 명성이나 그동안 살아온 삶에 누가 될 거라고 본다"며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덕담 한 번 해 준 것을 밖으로 나와서 함부로 말하는 그런 가벼운 정치인들 이야기를 뭐 믿을 필요가 있겠느냐"며 박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 전 위원장이 비록 선대위에서 물러나셨지만 정권 교체에 대한 의지, 정권 교체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공감하시는 분으로 알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선대위에서 물러나셨다고 해서 마음을 바꿔서 이 무도한 정권을 연장해야 되겠다라는 그런 생각을 하시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이 이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은 높진 않다"며 "그 분(김 전 위원장) 입장에서 민주당을 돕는다고 하면 모양이 빠진다. '철새정치인'으로 오명을 쓰게 될텐데 본인이 원하지는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이 김 위원장을 접촉하는 이유는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 국면을 맞이할 때 김 위원장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며 "김 전 위원장은 이 후보든 윤 후보든 누구에게도 힘을 실어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