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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건강 위해서라면.. 라틴댄스 보단 모던댄스

강신영 입력 2022. 01.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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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강신영의 쉘 위 댄스(72)


댄스스포츠를 오래 한 탓인지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유심히 보는 편이다. 도시인은 대부분 발걸음이 빠르다. 생활 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시간을 쪼개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려니 걸음걸이도 빨라진다. 분 단위로 움직이는 전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때도, 승하차 시, 그리고 출구를 향해 나갈 때도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민폐를 끼친다. 흐름에 맞춰야 하는 것이다. 첨단산업인 반도체업종에서는 초격차 경쟁력을 강조하다 보니 직접 관계 하지 않는 사람도 숨이 탁탁 막힌다. 일반인도 컴퓨터나 SNS를 다루는 손놀림이 현란할 정도로 빠르다. 그렇게 움직이다 보면 걸음걸이도 당연히 빨라진다.
걸음걸이는 습관이라 멀리서 봐도 누구인지 알 수 있다. 걸음걸이에도 정석은 있지만 몸에 밴 탓에 쉽게 고치기 어렵다. [사진 Pixabay]


걸음걸이는 습관이다. 멀리서 걸음걸이만 봐도 누구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걸음걸이의 정석은 가슴을 펴고 시선은 약간 위로하여 똑바로 걷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똑바로 걷는 사람을 보기가 대단히 어렵다. 나름대로 몸에 밴 걸음걸이가 있어 쉽게 고치기 어렵고 고쳐야 한다는 필요성조차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걸음걸이에 따라 품격이 있어 보이기도 하고 불량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바른 자세로 당당하게 걸으면 품격이 있어 보인다. 좌우로 어깨를 흔들며 걸으면 조직 폭력배처럼 보인다. 어딘가 쑥스러워 자신이 없거나 거들먹거리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몸이 흔들리면 팔도 건들거리게 된다. 발을 일자로 똑바로 걷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팔자걸음을 걷는 사람도 많다.

댄스스포츠에서는 걸음걸이의 일종인 스텝을 할 때 요구되는 방식이 있다. 룸바, 차차차 같은 라틴댄스에서는 ‘인히어런트 턴(Inherent Turn)’이라 하여 자연스러운 ‘팔(八)’자 걸음이 자주 쓰인다. 반면에 왈츠, 폭스트롯 같은 모던댄스에서는 ‘일(一)’자 걸음을 요구한다. 두 발을 모았을 때는 11자 형태가 된다. 그 이유는 라틴 댄스는 안쪽 허벅지 근육을 주로 사용한다. 파트너와의 텐션에서 안정적으로 버티기 위해서도 일자보다는 약간의 팔자 스텝이 기능적으로 합당하다. 모던댄스에서는 가까이 붙어 서로 발이 교차되려면 확실한 일자 스텝이 되어야 한다. 팔자로 애매하게 하고 있으면 진행하는 사람에게 발이 걸린다. 특히 회전할 때 발이 걸리면 밸런스를 잃어 위험하다.

댄스대회에 나갈 때 선수 등 번호가 호명되면 손을 들고 플로어로 나간다. 이때 건들거리며 걸으면 볼 것도 없이 감점 대상이다. 채점표에는 그런 항목이 없지만, 이미 심사위원의 눈 밖에 나는 것이다. 춤은 시작도 안 했지만, 걸음걸이를 보면 모던댄스의 기본자세가 되어 있는지가 보인다. 플로어에서 춤을 출 자리를 잡았을 때 이리저리 쳐다보는 것도 마찬가지로 보기 흉하다. 눈동자만으로 다른 선수들과의 거리 등을 고려해 자리 잡는 것이 요령이다.

라틴댄스는 젊은이가 선호하고 나이 든 사람은 모던댄스를 선호한다. 물론 댄스파티에서는 둘 다 즐기고 있지만, 모던댄스로 전향한 사람은 모던댄스 위주로 춤을 즐긴다. 그렇게 모던댄스를 오래 하다 보면 모던댄스 쪽으로 동작이나 몸이 굳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발도 모던댄스에 맞춰 일자 형태로 춤을 추고 일상에서 걸을 때도 일자 스텝을 쓰게 되는 것이다. 건강 측면에서는 일상적으로 일자 걸음을 권고한다. 팔자걸음에 비해 좋은 점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팔자걸음을 걷는지 알아보려면 신발의 뒷 굽 어느 쪽이 많이 닳아 있는지 보면 된다. 팔자걸음을 걷게 되면 발을 비롯한 신체의 변형이 오게 된다. [사진 pixabay]


건강관리 서적에 보면 팔자걸음이 건강을 망친다는 것이다. 라틴댄스는 ‘Toe turned Out’ 동작이 많아 팔자로 다리가 벌어지니 뜨끔하고, 모던댄스는 11자 보행 자세를 취하므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주장의 논리는 발 반사구에 있다. 발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인체의 축소판이자 각종 장기가 연결되어 있어서 걸을 때마다 발 반사구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발 반사구는 발 안쪽에 있어서 팔자걸음을 걸으면 발 반사구를 피해간다는 것이다. 팔자걸음을 걸으면 발 외측이 땅에 닿아 어깨관절, 팔꿈치 관절, 무릎관절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미미하다고 한다. 그러나 안쪽은 발가락 부분이 신경 기능 관련 반사구가 있고, 앞꿈치 쪽은 대사기능 관련 반사구, 오목한 볼쪽은 소화기능 반사구, 발뒤꿈치 전은 배설기능 반사구, 뒤꿈치는 생식기능 반사구가 있고, 안쪽 전체적으로는 척추기능 반사구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반사구를 자극해주면 연관 기능이 활발해지는데 그렇지 않으면 퇴화한다는 것이다.

팔자걸음을 걷게 되면 발에 변형이 오게 되고 그다음은 무릎 변형, 고관절 변형, 골반 변형, 허리·등·어깨·목·턱의 변형이 오고 통증이 온다는 것이다. 다시 턱은 늑골에 영향을 줘서 내장 쪽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이다.

팔자걸음은 뒷꿈치가 먼저 바닥에 닿으면서 앞꿈치 안쪽으로 체중을 받는데 그렇게 하면 외지 무반증이 오며 중요한 발 반사구는 거의 피해버리는 꼴이 된다고 한다.

11자 걸음을 걸어야 하는 이유로 우리 발에서 엄지발가락이 관절이 다른 발가락에 비해 하나 없지만, 유난히 두꺼운 이유가 바로 체중을 감당하라고 그렇게 설계된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팔자걸음을 걷는지 11자 걸음을 걷는지 알아보려면 신발의 뒷 굽이 어느 쪽이 많이 닳아 있는지 보면 된다는 것이다. 뒷굽 바깥쪽이 많이 닳아 있으면 팔자걸음이라고 한다. 발 바깥쪽에 굳은살이 박혀 있거나 티눈이 있는 것도 그 증거가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난히 팔자걸음이 많은데 그 원인으로 좌식문화와 양반걸음, 정상위를 주로 하는 성생활, 임신과 비만으로 인한 팔자걸음, 등에 업는 육아문화, 보행기 사용, 어른들의 보행 습관 등이 꼽힌다.

선채로 짝발을 하거나, 앉아서 다리를 꼬는 습관, 바닥에 앉을 때 한쪽으로 치우친 자세, 무릎을 세운 자세, 책상다리, 누웠을 때 발을 포개거나 엎드려 한족을 무릎을 구부린 자세 등에서 팔자걸음으로 한쪽 다리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서양인은 입식 문화라서 다리가 X자형인데 반해 우리는 좌식문화라서 O자형 다리가 많다고 한다. 그러므로 서양 방식으로 가벼운 팔자걸음을 권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맞지 않는 것이다.

요즘은 라틴댄스도 발을 팔자로 너무 많이 벌리는 것을 재고해 보라고 한다. 발을 11자로 하고 있으면 무릎을 굽혔을 때 다리가 벌어지지 않지만 팔자로 하고 있을 경우 무릎을 굽히면 다리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모던댄스는 철저히 11자 걸음을 요구하지만 편의상 약간 팔자 자세를 취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 11자로 발을 하고 있으면 밸런스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비보에 들어가기 전 정지 자세 때 밸런스가 불안할 때 무릎을 약간 구부리는 것이 요령이다. 스텝의 시작에서도 발이 팔자로 벌어져 있으면 본인은 똑바로 11자로 가고 있는 것 같지만 뒤에서 보면 팔자로 전진하는 모양새다.

젊었을 때는 잘 모르지만 나이 들면 팔자걸음의 병폐가 나타난다고 하니 젊었을 때는 라틴댄스를 하고 나이 들면 모던댄스를 하는 것이 좋다는 이론적 근거를 찾은 셈이다.

댄스 칼럼니스트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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