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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으로 만든 '대체육' 인기.. 고기와 '영양가' 차이는?

헬스조선 오상훈 기자 입력 2022. 01. 14. 17:00 수정 2022. 01. 1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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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육 섭취 제한되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지
용어 혼용 문제, 안전 기준 마련이 숙제
대체육은 영양 성분으로 보면 축산육과 큰 차이가 없지만 대사산물에서 차이가 난다./사진=조선일보DB

대체육이 식탁을 파고들고 있다. 대두를 원료로 만든 대체육은 이제 식감, 맛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화했다. 시장 역시 채식주의 풍조와 맞물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그러나 비교적 새로운 기술인만큼 용어부터 원료까지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가장 궁금한 건 영양 성분이다. 대체육, 몸에는 괜찮을까?  

◇국내 대체육 시장 가파른 성장세

지난 10일 캐나다 피자헛이 450개 이상 피자헛 매장에 ‘비욘드 소시지’ 토핑 메뉴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피자헛에 이어 두 번째다. KFC 역시 지난 10일부터 미국에서 ‘비욘드 프라이드치킨’을 출시했다. 비욘드 미트는 대두로 만든 대체육이다. 2009년 설립된 같은 명칭의 스타트업이 개발했다. 처음엔 햄버거 패티 위주로 개발했지만 최근엔 치킨부터 미트볼까지 다양한 대체육을 선보이고 있다.

먼 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비욘드 미트가 한국에도 상륙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 역시 대체육 식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엔 미니스톱이 대체육으로 만든 ‘고기 없는 삼각김밥’을 선보이기도 했다. 덕분에 국내 대체육 시장 역시 성장세가 가파르다. 2021년 기준 155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5%가량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 작은 시장이지만 저탄소, 동물권 등과 맞물려 2040년엔 육류시장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탄·단·지 함량 비슷… 대사산물서 차이

대체육의 영양 성분은 실제 고기와 어떻게 다를까? 대체육은 크게 동물 세포를 배양해 만든 배양육과 식물 성분을 사용한 식물성 고기로 나뉜다. 배양육은 생산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 역시 많이 들기 때문에 현재 유통되는 대체육은 대부분 식물성 고기다. 이러한 식물성 고기의 원료는 대개 콩이다.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섬유질·효모 등과 섞어서 만든다. 고기의 육즙을 재현하기 위해 코코넛 오일, 카놀라유가 들어가기도 한다.

대체육은 실제 고기와 같은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 여러 첨가물이 더해진다. 먼저 불그스름한 색감을 위해서 식물 뿌리혹에 들어 있는 레그헤모글로빈이나 당근, 비트 등에서 추출한 색소 등이 사용된다. 고기와 같은 식감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감자 전분이나 메틸셀룰로스 같은 섬유소가 사용된다. 미국 듀크대 연구팀이 미국에서 인기 있는 대체육 18개 제품과 소고기 제품 18개를 비교한 결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함량에선 큰 차이가 없었다. 113g을 기준으로 대체육엔 단백질 19g, 탄수화물 9g, 지방 14g, 소고기엔 단백질 24g, 탄수화물 0g, 지방 14g 이 들어 있었다.

차이는 대사산물에서 났다. 대사산물이란 인체가 유지되는 과정에서 필요하거나 만들어내는 물질로 인체 내 약 2만6000개 대사산물 중 절반은 식품으로부터 나온다. 미국 듀크대 연구팀이 대체육과 소고기 다짐육을 버거 패티로 만들어 분석했더니, 패티를 통해 섭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190여개 대사산물 중 171개가 달랐다. 특히 염증과 면역력 관리에 긍정적으로 관여하는 스쿠알렌, 안세린, 시스테아민 등은 소고기로 만든 패티에만 있었다. 철, 아연과 같은 미네랄은 소고기 패티에 더 많았다. 동물성 단백질의 철분인 헴철이 식물성 단백질의 비헴철보다 생체 이용률이 높기 때문이다.

대체육에만 있는 대사산물들도 많다. 대체육엔 소고기에 없는 31개의 대사산물이 있다. 피토스테롤, 티로솔과 같은 페놀계 항산화제가 대부분이다. 이런 항산화제는 체내 활성산소 수치를 줄여 세포의 노화를 막는다. 게다가 대체육은 성분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인체에 유익한 성분은 가미하고 해로운 성분은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대체육으로 만든 햄버거./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기 섭취 제한되는 대사질환자에게 선택지

대체육은 축산육을 피하는 게 좋은 환자들에겐 대안이 될 수 있다. 축산육이 건강에 좋은지 안 좋은지에 대해서는 말이 많다. 특히 적색육의 헴철은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고 근육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소화기관 내에서 지방성 산화 물질을 상승시킨다. 이러한 이유로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적색육을 발암 등급 2A군으로 지정했다. 만성 대사질환이나 심혈관질환, 암환자는 축산육 섭취가 제한된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대체육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소화가 잘 안 되는 노인이나 채소를 먹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한편, 대체육에 GMO(유전자 변형 농수산물) 콩이 많이 쓰일 거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일부 제품은 non-GMO 콩을 이용한다. 대체육 ‘언리미트’ 제조업체인 지구인컴퍼니의 김창진 이사는 “우리가 제조한 대체육은 전부 non-GMO 인증 서류를 받은 콩류를 사용하고 있고, GMO 이슈를 만들지 않기 위해 콩기름도 사용하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이 민감하다 보니 다른 대체육 제조회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축산육, 대체육 상호 보완 하려면 제도적 뒷받침 필요

축산육과 대체육은 서로 보완할 수 있는 관계다. 운동 기능을 위해 동물성 단백질이 필요하면 축산육, 건강관리를 위해 식물성 단백질이 필요하면 대체육을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먼저 대체육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 최근 축산업계는 대체육이 고기가 아니기 때문에 육(肉)자를 쓰면 안 되고 축산물 가판대에서도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체육은 현행법상 따로 분류돼 있지 않다. 원료가 곡물이면 곡류가공품, 콩이면 두류가공품으로 나뉜다. 그러나 식품표시광고법상 원재료가 축산물이 아니면 제품 명칭에 ‘육’이나 ‘고기’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 그래서 대체육은 시중에서 ‘비건 소시지’, ‘제로 미트’ 등으로 팔리고 있어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안정성 관리 기준도 없다. 이에 식약처는 오는 2024년까지 대체육에 대한 건전성 검토 및 안전성 평가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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