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발톱"vs"고추씨 확률 88%"..유명김치 이물질 논란

한영혜 입력 2022. 1. 14. 20:36 수정 2022. 1.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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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의 유명 김치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업체와 소비자가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형 식품업체의 유명 김치에서 나온 이물질의 정체를 놓고 업체와 소비자가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인천시에 사는 20대 A씨는 이달 초 저녁 부모님과 집에서 저녁을 먹다 B사의 포기김치 속에 2㎝ 길이의 거무스름한 물체를 발견했다. A씨는 이 물체를 확인하고는 밥맛이 떨어져 바로 숟가락을 놓았다. 이 물체가 발톱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A씨는 14일 “젓가락으로 김치를 집는데 처음에는 말랑말랑한 오징어 같은 것이 있어, 손으로 만져보니 평소 물어뜯던 손톱이랑 질감이 비슷했고 모양은 발톱이었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

A씨는 즉각 이물질을 분리해 사진을 찍은 후 다음날 B사에 전화해 항의했다. 이어 정확한 성분을 검사하겠다는 B사의 요청에 따라 이물질을 그 회사로 보냈다.

김치에서 꺼내 조그만 접시에 담아놓은 이상 물질. [사진 제보자 A씨=연합뉴스]


그러나 며칠 뒤 들려온 답변은 다소 황당했다.

B사는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해본 결과 명확한 확인은 어려웠지만, 식물체이며 고추씨 같다며 우려했던 발톱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에 A씨는 “이물질이 단백질 성분이고 누가 봐도 발톱인데 고추씨라는 게 말이 되냐”고 반발하면서 “이물질을 일부 떼어 따로 보관하고 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분석해야겠느냐. 검사를 마친 이물질을 당장 다시 보내달라”고 말했다.

A씨는 결국 제품을 환불받았지만, B사의 주장에 믿음이 가지 않았다.

국내 대기업의 유명 김치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업체와 소비자가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발톱인가? 고추씨인가?


결국 A씨는 지난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관련 내용을 사진과 함께 신고했고, 식약처는 B사의 김치 공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물질의 모양과 두께, 크기, 절단면이 발톱 같다. 식물 성분이라는 B사의 주장에 의심이 든다”면서 “발톱이란 사실을 인정하고 정식으로 사과하면 보상은 필요 없는데 고추씨라고 주장하니 어이없다. 유명한 김치라 믿고 먹었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B사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물질이) 분석결과 종잇장처럼 얇고 쉽게 부러지며 고추씨와 매칭률이 87.97%에 달하고 스펙트럼도 유사하다. 정확한 농산물을 특정할 수 없지만 원료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을 추정한다”고 밝혔다.

B사는 “분석한 물질을 고객에게 다시 돌려보냈다. 우리의 말에 의심이 가면 제3의 기관에 분석을 의뢰해도 된다. 발톱처럼 보이지만 발톱이 아닌 것은 명확하다. 분석기에 넣으면 바로 식물로 나온다”고 밝혔다.

김치에서 나온 이상 물질(왼쪽)과 확대 했을 때 모습 [사진 B사=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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