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상승률 '2%대 중후반' 전망.."금리 추가 인상 필요"
[경향신문]
이주열 “1.5% 돼도 긴축 아냐”
“민간소비 기조적 회복 지속”
14일 기준금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인상됐지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고 말해 ‘매파(긴축 선호)’ 기조를 강화했다. 나아가 “연 1.5%가 되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명확히 했다. 시장에선 휴지기를 가진 뒤 연내 한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또 한은은 최근 물가 상승세가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대 중후반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00%에서 연 1.25%로 인상한 직후 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성장과 물가의 현 상황, 그리고 전망 등을 고려해 보면 지금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경제 상황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추가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가 꾸준하게 회복세를 보이는 점, 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확대된 점, 가계부채 등의 금융불균형 위험이 여전한 점이 앞으로도 금리 인상이 필요한 근거로 꼽혔다. 이 총재는 “서비스 소비가 위축돼 있지만, 재화 소비가 상당 부분 상쇄하면서 민간소비가 기조적으로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더 올리더라도 통화정책이 긴축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앞으로의 경제 흐름, 저희가 추정하는 중립금리 수준, 준칙금리 등 여러 가지 기준에 비춰보면 기준금리가 연 1.5%로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긴축으로 볼 수는 없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이 총재의 입장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받아들였다. 금통위가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는 과정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점검하겠다”고 밝힌 만큼 물리적으로 휴지기를 가진 뒤 오는 7월 다시 금리 인상에 착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직도 금리는 더 올릴 수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한 차례는 기본, 두 차례는 여건에 맞춰’라는 인식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한은은 물가 상승 압력이 지난해 11월 전망 당시보다 상당히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더 높였다.
이 총재는 “한 달 전 물가상황을 설명할 때 2022년 2%를 나타내고 상방 리스크가 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불과 한 달 사이지만 저희가 봤던 것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히 높고 범위도 상당히 넓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물가상승률이 2.5%였는데, 올해 연간 상승률이 작년 수준을 웃돌 것”이라며 “그렇다면 2%대 중후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을 2.0%로 예상했다.
김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코로나 위기 직전 기준금리는 연 1.25%였으나, 물가를 감안한 실질기준금리는 이번 금리 인상을 반영하더라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인상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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