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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7시간 통화 일부 빼고 방송 가능"

이홍근·조문희·곽희양 기자 입력 2022. 01. 14. 20:58 수정 2022. 01. 14.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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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수사 중인 사안 등 제외

[경향신문]

“보도 안 돼” “돌아가라” 거센 충돌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4일 MBC가 예고한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 관련 ‘7시간 통화 녹취록’ 보도를 항의하기 위해 서울 상암동 MBC 사옥으로 들어가려 하자 촛불행동연대 회원들이 막아서면서 충돌을 빚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법원이 14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과 관련해 수사 중인 사안 등 일부를 제외한 내용을 보도해도 된다고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법원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대선을 앞두고 일부 내용이라도 방송이 되는 것은 정치적 중립 위반이자 언론의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박병태)는 김씨 측이 제기한 ‘7시간 통화녹음 파일’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김씨는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로서 공적 인물에 해당하므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그의 견해는 공적 관심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MBC는 김씨가 정치적으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 밝히고 있다”며 “(해당 보도는) 공익을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목록을 지정해 특정 내용들에 관한 발언은 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수사를 받고 있는 사건과 관련한 발언과 정치적 견해와 관련 없는 일상적인 지인과의 대화 등이다. 방송이 금지된 부분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법원 “김건희씨는 공적 인물, 그의 견해는 공적 관심 사안”

통화내용 일부 ‘별지’ 유출
국민의힘 “언론의 선거 개입”

재판부는 “향후 김건희씨(사진)가 수사 내지 조사를 받을 경우 형사절차상 보장받을 수 있는 진술거부권 등이 침해될 우려가 커 보이는 점이 있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김씨가 부정적인 기사 내지 발언 등을 한 언론사나 사람들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소 강한 어조로 발언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위와 같은 발언이 국민 내지 유권자의 적절한 투표권 행사 등에 필요한 정치적 견해 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양수 국민의 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불법 녹취 파일을 일부라도 방송을 허용하는 결정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선거를 앞두고 불순한 정치공작 의도를 가진 불법 녹취 파일을 방송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언론 선거 개입의 나쁜 선례”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MBC 측 변호인단에 대한 법적 조치도 예고했다. 법원이 방송 금지를 결정한 김씨의 통화 내용 일부가 ‘별지’ 형식으로 퍼졌는데, 유출된 별지 출력자로 MBC 측 변호인의 이름이 등재돼 있다는 것이다.

앞서 김기현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공개를 예고한 ‘김건희 통화 녹음 파일’ 방송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 상암동 MBC 사옥을 찾았다. 그러나 사옥 근처에 미리 와 있던 시민단체 회원, 민주당 지지자들과 30여분간 몸싸움이 이어졌다. 충돌 과정에서 욕설이 오갔고 일부 경찰관은 부상을 입었다. 김 원내대표도 인파에 밀려 넘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불법 녹음된 음성을 공개하는 것은 음성권 위반”이라며 “이 시점에 공개하는 것도 명백히 선거에 관여하는 잘못된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등과 박성제 MBC 사장과 20여분 면담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 대변인은 “법원 판결은 국민 상식에 부합한다”며 “(국민의힘과 윤 후보 부부는) 김씨 발언 내용에 대한 국민적 판단 앞에 겸허히 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홍근·조문희·곽희양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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