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도 마른 자영업자들, 설 앞두고 '인원'보다 '영업시간' 완화 바랐다

김효숙 2022. 1. 15.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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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적모임 제한을 6명으로 완화하고,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을 밤 9시까지로 유지하는 새로운 방역 지침을 14일 발표했다.

중대본은 4주간 고강도 거리두기 시행되면서 자영업자의 경제적 부담이 누적된 만큼 사적모임 인원을 완화했지만, 설 연휴를 맞아 오미크론 확산 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영업시간 제한은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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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내달 6일까지 3주 연장..사적모임 4명→6명 완화, 밤9시 영업시간 제한 유지
자영업자 "저녁장사 술집, 장사하지 말라는 소리..1시간이라도 늘어날 줄 알았다"
"매출 기준으로만 소상공인 지원책은 유명무실..이제 제2금융권서도 대출 안 나와"
소상공인단체 24일 손실보상 집단소송..25일 대규모 삭발식
김부겸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본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가 사적모임 제한을 6명으로 완화하고,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을 밤 9시까지로 유지하는 새로운 방역 지침을 14일 발표했다. 인원 보다는 영업시간의 대폭 완화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실망과 분노를, 설 연휴 가족, 친지들과의 정다운 만남을 바랐던 시민들은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는 17일부터 내달 6일까지 3주간 사적모임 인원을 6인으로,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은 오후 9시로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 중대본은 4주간 고강도 거리두기 시행되면서 자영업자의 경제적 부담이 누적된 만큼 사적모임 인원을 완화했지만, 설 연휴를 맞아 오미크론 확산 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영업시간 제한은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방역지원금 3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영업 금지·제한 업종에 대한 소상공인 손실보상액을 늘리기로 했다.


인원제한 완화보다 영업시간 제한 완화를 기다렸던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당장 실망과 분노가 터져 나왔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와인바를 운영하는 박모(30)씨는 "보통 술집은 사람들이 퇴근하고 저녁 7시쯤에 오는데, 밤 9시까지만 장사하라는 건 사실상 장사하지 말라는 말과 다름 없다"며 "제한 인원 수가 2명 늘어난 것은 규모가 엄청 큰 매장이 아니고서야 매출에 영향이 없다. 차라리 제한 인원 수를 4인으로 유지하고 영업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려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박씨는 그러면서 "설 연휴에는 사람들이 보너스도 받고 시간 여유가 생기니 더 많이 찾아올 것이라 기대했는데 영업시간이 제한되니 많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6)씨도 "총리가 자영업자들 목소리도 듣고 영업시간 완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해서 1시간이라도 늘어날 줄 알았다"며 "모임 예약도 거의 없는 상황에 저녁 장사까지 제한되니 이번 설 특수도 물 건너갔다"고 분노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고 있는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매장들에 임대가 붙어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수제맥주펍 사장 임모(41)씨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 취지를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손실보상액 지원이라도 세밀하게 설계돼야 한다"며 "우리 매장의 경우, 파는 물건을 바꾸면서 매출은 다소 늘었어도 순이익은 줄었는데, 매출 기준으로만 소상공인 지원책이 나오니 손해를 보고도 지원을 제대로 못 받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민상헌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대(코자총) 공동대표는 "대형 주점들은 금요일, 토요일 매출로 장사가 되는데 영업시간이 제한돼 장사를 제대로 못하면서 이제는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이분들은 월세가 수백에서 수천만원까지 나가기 때문에 그야말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고 밝혔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0개 소상공인단체로 구성된 코자총은 영업시간 제한 유지에 반발해 오는 24일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위한 집단소송을 접수하고, 25일 대규모 삭발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민들 역시 이번 명절에도 가족, 지인 모임을 갖기 어렵게 됐다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김모(28)씨는 "코로나가 유행한 2년 동안 요양병원에 계신 할머니를 본 게 딱 1번 뿐인데, 새 거리두기로 인해 이번에도 면회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확산세가 잡히면서 이번 설에는 가족, 친지들과의 모임을 기대했는데 또 힘들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직장인 신모(45)씨도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명절에 가족은 물론 고향 친구들을 못 본지도 1년이 넘었다"며 "이번 명절에도 문자나 카카오톡으로만 안부를 주고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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