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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부족함" 정용진 사과에도..꺼지지 않는 멸공의 '불씨'

한전진 입력 2022. 01. 15. 06:02 수정 2022. 01. 15.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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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그래픽=이정주 디자이너

‘우리 용지니형이 멸공의 사나이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멸공’ 발언을 사과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신세계 계열사 불매와 구매가 동시에 일어나는 등 정치 문제로 번졌다. 노조 반발도 거세다. 정 부회장 이미지도 ‘멸공’으로 굳은 모양새다. 

정 부회장은 13일 인스타그램에 이마트 노조 성명서 내용이 담긴 기사 사진을 올린 뒤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라며 “제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제 부족함”이라고 몸을 낮췄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수습에 나선 걸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 발언으로 이마트와 스타벅스엔 정치 프레임이 씌워졌고 신세계 불매‧구매 독려 운동 포스터까지 등장했다. 

정치권에서도 연일 이슈의 핵이었다. 윤석열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 등이 멸치·콩을 구매하며 정 부회장에 호응했지만, 여권에서는 이른바 ‘멸공 릴레이’를 멈추라고 맞받기 시작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소비자를 둘로 나누고 있는가’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마트 노조는 “고객과 국민에게 분란을 일으키고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정용진 부회장 언행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정말 ‘자유인’이며 ‘핵인싸’(인기가 많은 사람)이고자 한다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 될 것이나, 본인 스스로 기업인이라 한다면, 이제 그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라고 성명서를 냈다.

정 부회장은 그간 SNS에서 ‘소통하는 재벌’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음식과 운동 사진 등 일상을 공유하며 팬 층이 생겼나 ‘용진이형’으로 불렸다. 노브랜드, SSG랜더스 야구단 등은 정 부회장 SNS로 홍보 효과를 봤다. 정 부회장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약 77만명으로 국내 재계 총수 가운데 가장 많다. 

이마트에서 장을 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뉴스

돌발 행동도 수차례 했다. 정 부회장은 야구팀 SSG랜더스 창단 당시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 접속해 경쟁사를 비하해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해 6월엔 해물 요리 사진과 함께 ‘미안하다 고맙다’ 게시물을 다수 올려 ‘과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에는 ‘공산당이 싫다’고 남긴 글이 묘한 파장을 일으켰고 결국 ‘멸공’ 논란까지 이어졌다.

이후 정 부회장은 “내 일상 언어가 정치에 이용될 줄 몰랐다”며 ‘멸공’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에도 “저의 부족함”이라고 사과한 만큼 앞으로는 정 부회장이 과한 SNS 활동을 자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정 부회장이 쏘아올린 ‘멸공’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의 발언으로 중국에서 면세점과 화장품 사업을 하는 계열사들이 향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화장품 브랜드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중국에 진출해 있고 신세계 국내 면세사업 역시 중국인 매출 의존도가 60%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온라인상에서는 구매운동 세력과 불매운동 세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정 부회장 얼굴과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를 가리키는 손모양을 스타벅스 로고에 합성한 사진까지 등장했다. 정 부회장 지지 측은 “Yes 바이콧 멸공. 갑니다. 삽니다”라는 포스터를 만들며 ‘바이콧’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정 부회장이 몸을 낮췄지만, 그간 행보로 볼 때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많다. 앞으로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드러내지 않겠지만, 이를 암시하는 방식으로 ‘멸공 행보’를 이어갈 수 있다. 과거 정 부회장은 이전에도 논란이 커질 때 마다 ‘미안하다 고맙다’를 ‘Sorry, Thanks you’로 멸공을 ‘○○’으로 표현하는 등 간접 표현을 썼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해프닝을 넘어 오너리스크로 거론 될 만큼, 논란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타격 받은 이미지를 희석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정치적 프레임까지 씌워져 회사 입장에선 더욱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 부회장이 향후 SNS에서 어떤 활동을 보이더라도 ‘멸공’ 딱지는 떼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신세계 바이콧과 보이콧 포스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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