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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이 알려주는 의료상식] 겨울철 새벽에 찾아오는 극심한 가슴 통증..변이형 협심증?

이범구 입력 2022. 01.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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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전기현 교수

# 평소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고 건강에는 자신 있던 51세 남성 김 씨. 몇 해 전부터 환절기나 겨울철 새벽이면 극심한 가슴 통증으로 잠에서 몇차례 깨기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증상은 20분 정도 지속되는데 때로는 식은땀이 날 정도로 심한 통증에 몹시 고통스러웠다. 특히 술을 마신 다음날 주로 증상이 나타나 위내시경 검사도 받아봤지만, 가벼운 위염 외에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위장약을 복용해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고 반복되던 어느날 새벽, 김 씨는 극심한 흉통과 호흡곤란, 어지럼증이 발생해 119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실려 갔다. 연말 모임에서 과음을 하고 난 다음날이었다. 김 씨가 진단받은 병명은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정확히는 심장 혈관에 경련이 발생하는 변이형 협심증으로, 지금도 김 씨는 약물치료를 받으며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협심증과 변이형 협심증

일반적인 협심증은 동맥경화로 인해 발생합니다. 동맥경화란 혈관의 내벽에 콜레스테롤과 염증세포, 혈전 등이 쌓여 혈관이 탄력을 잃고 좁아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게 되면 혈액에 필요한 만큼의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흉통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협심증이 생기게 됩니다.

협심증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기저질환이나 흡연, 비만과 같은 생활습관이 원인이 돼 발생하며, 주로 운동 시에 뻐근한 양상의 가슴통증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한편 동맥경화증이 동반돼 생기는 협심증이 아니라 혈관이 급성으로 수축하면서 발생하는 변이형 협심증(이형성 협심증, Variant angina)은 움직임과는 상관없이 가만히 있을 때, 주로 새벽이나 아침에 흉통이 발생하고 특히 음주 다음날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때가 많습니다.

일반 협심증보다 비교적 젊은 사람들에게서 발생하며 서양인보다 동양인에서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한국인도 비슷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내 건강보험 데이터를 살펴보면 변이형 협심증으로 입원한 환자의 연령은 50~59세가 33.6%로 가장 많았고, 그 중 46%가 여성으로 일반적인 협심증이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과는 달리 변이형 협심증은 여성에게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심혈관조영술과 관상동맥 경련 유발검사를 통해 혈관 지름이 좁아진 모습(오른쪽)울 확인할 수 있다.

변이형 협심증의 발생 원인은 흡연

변이형 협심증은 일반적인 협심증과 달리 일시적인 관상동맥의 경련으로 인해 혈관이 작아지면서 심장 근육에 혈액 공급의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변이형 협심증 환자는 혈관 자체는 동맥경화 없이 깨끗할 수 있고, 또 다소 격한 운동을 하더라도 별다른 증상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혈관 내피세포 기능의 장애, 칼슘에 대한 혈관 평활근의 과민반응, 교감신경의 항진, 산화 스트레스 및 유전적 감수성의 증가 등이 변이형 협심증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무엇보다도 흡연이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변이형 협심증의 진단

변이형 협심증은 증상이 가끔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기가 쉬운데, 주로 환절기나 겨울철에 가슴 통증이 많이 나타나고 음주 다음날 증상이 심하다면 이 병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혈관에 경련이 오지 않을 때는 거의 정상 혈관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심장검사(심전도, 심장 초음파, 심혈관CT)에서 발견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심혈관 조영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여기서 에르고노빈이라는 약을 사용해 관상동맥 경련 유발검사를 하게 되고, 질환이 있으면 이 약으로 혈관 경련이 발생하는 것을 통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변이형 협심증의 예후와 예방 및 치료

변이형 협심증은 동맥경화에 의한 협심증에 비해서는 예후가 좋은 편이지만, 변이형 협심증 환자를 장기간 추적 관찰한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2.3%의 환자는 심장질환으로 사망하고, 대략 20%의 환자가 흉통으로 인해 재입원 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또한 변이형 협심증은 심장 돌연사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어,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환절기에 변이형 협심증에 의한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를 응급실에서 종종 마주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변이형 협심증은 일반적인 협심증과는 달리 스텐트 시술이나 관상동맥 우회수술 등이 필요하지 않고, 혈관의 경련을 막고 혈관을 확장시키는 혈관확장제와 같은 약물 치료로 호전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약물치료보다 선행돼야 하는 것이 과음을 피하고 금연을 실천하는 등 유발 인자를 조절하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합니다.

요즘 같은 겨울철이나 환절기 새벽,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흉통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변이형 협심증 환자의 30%는 음주와 연관된 흉통이 발생하므로, 금연과 금주는 반드시 실천해야 할 기본 생활수칙임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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