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아파트명에서 아이파크 빼려면 현대산업개발 동의 필수?

제은효 2022. 1. 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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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름에 건설사 브랜드를 추가할 경우에는 회사 동의 받아야
뺄 경우에는 명확하지 않아..지자체가 자체 판단해 요구하기도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제은효 인턴기자 = 광주에서 건축 중이던 초고층 아파트의 외벽이 붕괴한 이후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

이미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자 중 일부는 아파트값 하락을 우려하며 아파트 이름에서 '아이파크'를 빼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오래전 완공된 아파트가 건설사의 새 브랜드를 사용하게 해 달라며 소송까지 벌인 적은 있지만, 브랜드를 빼자는 움직임은 전례가 없다시피 하다.

아파트 이름에서 시공사의 브랜드를 뺄 수 있을까. 뺀다면 시공사의 동의를 받아야 할까.

붕괴 발생한 화정아이파크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아파트 23~38층 외벽 등 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1명이 다치고 6명이 연락 두절 됐다. 사진은 사고 발생 나흘째인 14일 화정아이파크. 2022.1.14 iso64@yna.co.kr

아파트 이름 바꾸기는 입주민 동의를 받아 관할 지자체의 승인을 받으면 된다.

입주민 동의는 관리단집회를 여는 경우에는 구분소유자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15조). 집회를 열지 않고 서면 또는 전자적 방법으로만 진행하면 구분소유자 5분의 4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41조).

입주민 동의 요건을 충족했다면 필요한 서류를 갖춰 관할 지자체에 승인을 요청하면 된다.

아파트 이름에 특정 브랜드를 새로 넣을 경우에는 시공사의 동의도 필요하다.

이름을 바꾸는 데 필요한 요건을 모두 갖췄지만 지자체가 승인해 주지 않아 소송까지 간 경우도 있다.

2007년 수원시 매탄동의 현대홈타운 입주자들이 현대힐스테이트로 변경하기로 하고 주민동의와 현대건설 승낙을 거쳐 이름 변경을 신청했다. 하지만 수원시는 승인해 주지 않았고, 입주민들은 소송을 통해 이름 변경에 성공했다.

수색자이를 DMC자이로 바꾼 것처럼 원래 사용하던 브랜드를 유지한 채 아파트 이름을 바꾸는 경우나, 원래 들어 있던 브랜드를 뺄 경우에는 시공사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아 지자체별로 조금씩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서울 은평구청 관계자는 "아파트 이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명칭 변경 신청서와 변경 예시 사진, 아파트 소유자 동의서, 시공사 동의서가 필요하다"며 "브랜드명과 무관한 경우에는 시공사 동의서가 필요 없지만, 기존 브랜드명을 유지하면서 이름을 변경하거나 브랜드명을 새롭게 추가하거나 빼는 등 브랜드명과 관련 있는 경우에는 모두 시공사 동의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공사 동의서를 받는 것이 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브랜드와 관련 있는 경우 주민들과 시공사 간 협의가 되어 있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협의하라는 차원에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화성시청은 브랜드가 새로 추가되지 않는 한 시공사 동의서를 받지 않는다. 화성시청 관계자는 "아파트 이름 변경 때는 명칭 변경 신청서, 변경된 부분에 대한 사진, 입주자 대표 회의록, 입주자 동의서와 동의 집계표, 그리고 때에 따라 시공사의 동의서를 받고 있다"며 "시공사 동의서는 기존에 없던 브랜드를 새롭게 추가하는 경우에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 현대산업개발 건설 현장에 공사중지 명령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광주시가 지난 11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을 포함해 현대산업개발의 모든 건축·건설 현장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사진은 12일 현대산업개발이 공사 중인 광주시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2022.1.12 iso64@yna.co.kr

건설업계 관계자들도 아파트 이름에서 브랜드를 빼는 경우 시공사 동의가 필요한지와 관련해서는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브랜드명을 떼고 싶다고 요청한 선례가 없다"면서 "요청이 들어온다면 건설사의 승인이 필요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금까지 브랜드명을 떼고 싶어 한 경우는 없었지만 이 경우에는 시공사와의 협의가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아파트 이름 변경 요청이 있으면 유관 부서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변경 여부를 검토하고 승인되면 변경이 가능하다"면서도 "브랜드를 떼는 경우에 대해서는 별도로 안내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브랜드를 뗄 때 브랜드 소유주의 허가가 필요한지는 특허법인 등을 통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식재산권 소송에 전문성이 있는 법률사무소 가까이 최유나 변호사는 브랜드를 뗄 경우에는 시공사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봤다.

최 변호사는 "상표법상 타인의 등록상표를 사용하기 위해서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만 있고 상표 사용을 중단할 때의 규정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며 "기존에 사용하던 브랜드명을 빼는 것이라면 브랜드 상표권자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sungje@yna.co.kr

je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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