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섹 갤S22' 칼 갈았다는데..돌연 공개 미룬 삼성전자 왜 [MK위클리반도체]

오찬종 2022. 1. 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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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AP 엑시노스2200 발표 취소
수율 문제로 S22 탑재 안될거란 우려도
점유율 5%까지 떨어진 진퇴양난 삼성
2월8일 언팩행사서 반전 이끌지 주목
삼성 엑시노스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MK위클리반도체] 퀄컴의 아성을 밀어내고 자체적으로 갤럭시 두뇌를 공급하고자 하는 삼성의 꿈이 다시 한 번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주 반도체 산업계에서 가장 많은 말을 불러일으킨 뉴스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200'의 공개 연기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당초 예정됐던 엑시노스 2200의 공개를 돌연 취소했습니다. "놀이는 끝났다"며 엑시노스 2200 공개 빅뉴스를 예고했던 트위터 게시글도 발표 예정 당일 삭제해버렸죠. 그러면서도 별다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추후 일정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삼성이 이같이 별다른 설명 없이 일정을 취소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엑시노스 2200 공개를 예고했던 삼성전자 공식 SNS 게시글. 현재는 삭제됐다.
엑시노스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칩입니다.

스마트폰·디지털TV 등에 사용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일반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 대부분에 엑시노스가 탑재됩니다. 엑시노스 SoC의 설계와 개발은 삼성 S.LSI 사업부에서, 생산은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죠. 올해 출시될 갤럭시S22 시리즈에서도 출시 지역에 따라 퀄컴 스냅드래건8 1세대 프로세서와 엑시노스 2200 프로세서가 교차 탑재될 예정이었습니다. 북미, 중국, 인도에 출시되는 갤럭시S22 시리즈에 스냅드래건8 1세대가 탑재되고, 한국과 유럽에는 엑시노스 2200이 탑재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엑시노스 시리즈들은 그동안 퀄컴 스냅드래건에 비해 전력 소모가 높고, GPU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엑시노스 제품이 탑재된 갤럭시S 시리즈 유저들이 "역차별을 받았다"며 볼멘소리를 할 정도였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삼성전자는 전면적인 변화에 나섰습니다. 그동안의 기조를 바꿔 미국 반도체 제조회사 'AMD'와 협력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약점으로 꼽혀온 GPU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협업이죠. 삼성전자는 그동안 엑시노스에 ARM의 GPU인 '말리'를 채택해왔습니다. 하지만 말리는 저전력 설계로 경쟁 제품인 퀄컴의 아드레노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엑시노스 2200 AMD와 손을 합쳐 만든 최신 아키텍처 RDNA2를 기반으로 개발됐습니다.

절치부심 끝에 만들어낸 엑시노스 2200의 유출 스펙을 보면 전작에 비해 CPU 성능은 5%, GPU 성능은 17% 향상됐고, 인공지능(AI) 연산을 맡고 있는 신경망처리장치(NPU)는 성능이 116%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많은 이들이 향상된 GPU 성능에 대해 큰 기대감을 드러냈죠.

삼성전자에 엑시노스 2200은 AP칩의 4나노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경쟁자들과 어깨를 맞추는 중요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초 퀄컴도 갤럭시S22 등에 채택될 AP 4나노 제품인 스냅드래건8 1세대를 공개했습니다. 기존 스냅드래건888과 비교해 CPU 성능은 20%, GPU 성능은 30% 개선됐습니다. 퀄컴은 삼성전자 외에도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에도 스냅드래건8 1세대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그간 중저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글로벌 1위 AP 회사 미디어텍 또한 4나노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디멘시티9000이라는 차세대 AP를 선보였습니다. 파운드리 1위 업체 대만 TSMC의 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지며, ARM 아키텍처를 활용한 점이 엑시노스 2200이나 스냅드래건8 1세대와 동일합니다. TSMC는 애플이 올해 내놓을 아이폰14(가칭)의 AP인 A16 바이오닉(가칭)도 4나노 공정으로 생산합니다. 애플은 애초 3나노 공정으로 A16을 생산하길 원했으나, TSMC의 3나노 공정 전환이 지연되면서 한발 물러섰습니다.

업계에서는 엑시노스 2200의 성능과 수율이 기대에 못 미치자 공개 일정을 변경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보기술(IT) 관련 전문매체 톰스하드웨어는 엑시노스 2200이 1.9㎓(기가헤르츠)의 목표 클록 속도를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는 발열로 1.29㎓에서만 실행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전문가인 아이스 유니버스(계정명)는 자신의 SNS에 "열 조절 성능 벽에 부딪힌 삼성은 GPU가 1.49㎓에서 실행되도록 조정하려고 개선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갤럭시S22에 엑시노스 2200 투입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전량 퀄컴 제품을 투입할 것이라는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습니다. 갤럭시에 전량 퀄컴 제품을 투입하면 로열티 지출도 올라가기 때문에 공급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로열티 지출을 줄이기 위해 AP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려 했던 삼성은 이 같은 난항을 겪으면서 초조한 모양새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트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AP 시장 점유율은 미디어텍이 40%로 1위, 퀄컴이 27%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3위는 애플(15%)입니다. 삼성전자는 5%를 기록해 10%를 차지한 중국 유니SOC에 밀려 5위를 차지했습니다. 2019년 15% 내외의 점유율을 보이던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점유율이 10%로 줄면서 계속해서 내림세입니다. 삼성 측은 현재 "성능 등엔 문제없고 (고객사) 일정 조정 요청에 따라 공개 행사를 연기했다"고만 밝힌 상태입니다.

이 같은 많은 우려와 의문은 다음달 9일이 돼야 비로소 해소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2월 9일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S22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날 발표에서 엑시노스 2200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는지에 따라 절치부심한 삼성의 히든카드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아픔의 역사로 남을지 판가름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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