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제대로 살리겠다"..尹 'GTX 확대' 가능할까

문제원 2022. 1. 1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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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GTX 효과로 급등한 경기, 최근 주춤
윤석열 후보, GTX 확대 담은 교통공약 발표
D노선 '김용선'→'김팔선'..김포 주민 "환영"
다만 막대한 사업비, 경제성 논란 등 장애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 민주 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으로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는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C 노선 연장과 D·E·F노선 신설을 골자로 한 수도권 교통공약을 내놨다. 지난해 '김부선(김포~부천 노선)' 논란으로 불만이 컸던 경기도 김포를 비롯해 관련 지역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 탓에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윤 후보는 최근 수도권 교통 공약을 발표하면서 GTX A와 C 노선을 평택까지 확장하고 수혜 지역을 넓히기 위해 3개 노선을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GTX는 평균 운행속도가 시속 100㎞에 달하는 광역철도로, 정차역이 들어서는 곳은 부동산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경기도 안성, 의왕 등 집값이 급등한 지역들도 GTX 효과가 컸다.

윤 후보는 지난 12일 경기도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저 윤석열은 경기도를 제대로 살리겠다"며 "GTX 노선을 신설해서 서울 도심까지 30분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 공약에 따르면 우선 현 정부가 기존에 추진하던 GTX A 노선은 운정에서 동탄을 거쳐 평택까지 연장되고, C 노선은 동두천과 덕정, 수원, 평택까지 이어진다. D 노선은 김포를 출발해 대장, 신림, 사당, 삼성, 하남, 팔당을 잇는다. 신설되는 E 노선은 인천과 김포공항, 정릉, 구리, 남양주를 연결하고, F 노선은 고양을 출발해 안산, 수원, 용인, 성남, 하남, 의정부를 지나 다시 고양으로 돌아오는 수도권 순환 노선이다.

이번 공약에 가장 환영한 곳은 김포 지역이다. 김포는 인구가 50만명이 넘지만 2량 짜리 김포골드라인에 의존하고 있어 교통체증이 매우 심한 곳으로 꼽힌다. 윤 후보도 지난 7일 아침 김포골드라인을 탑승한 뒤 "경전철이 2량밖에 없어서 교통이 아주 불편하겠더라"며 "젊은 세대가 많이 타는 지역인데 출퇴근하는데 굉장히 힘들겠다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포 주민들은 그동안 꾸준히 김포에서 검단과 부천을 거쳐 구로, 사당, 삼성, 고덕, 하남으로 이어지는 GTX 노선을 신설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국토부 반대에 막혀 번번이 무산됐다. 특히 지난해 김포 주민들은 수차례 시위를 통해 교통망 확충을 요구했으나 국토부는 같은해 6월말 김포 장기역~부천종합운동장역 구간을 신설하되 GTX-B 노선을 공용해 신도림역, 여의도역, 용산역 등 서울도심까지 연결하는 이른바 '김용선(김포~용산)'을 확정한 바 있다.

지난해 4월29일 서울 용산구 한 빌딩 앞에서 김포 검단 교통시민연대 회원들이 GTX-D노선을 강남권으로 연장해달라고 축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후보가 '김용선'을 넘어 '김팔선(김포~팔당)' 계획을 내놓자 김포 주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포 지역 주민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김포, 검단, 계양, 서울 구로, 하남 등 직접 수혜권과 뭉쳐 이 공약이 꼭 실현이 되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글이 다수다. 이 지역 주민은 "D노선 신설은 수도권 서부지역의 교통 차별을 없앨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GTX 확충을 통해 수도권을 30분 생활권으로 만들어 장기적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구상은 좋으나 막대한 사업비와 불확실한 경제성, 기존 노선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했을 때 추진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윤 후보 공약에 들어가는 재원은 약 17조6400억원이다. 기존 GTX 3개 노선 신설 비용과 합치면 30조원을 훌쩍 넘는다.

'김팔선'만 놓고 봐도 정부가 불과 6개월 전 사업성 문제 등으로 불가 판정을 내린 사안이어서 추후 정부와 업계간 의견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국토부는 김포에서 하남까지 노선을 연결할 경우 사업속도가 지연되고 경제성도 떨어진다며, B 노선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서울 도심과 간접 연결해도 여의도까지 24분, 용산까지 28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고 홍보한 바 있다.

특히 "기존에 추진 중인 GTX 노선도 정확히 언제 완공돼 개통할 지 알 수 없는데 신설 노선을 추진한다고 해도 언제 착공이 가능할 지 의문"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순환선의 경우 수요 부족으로 경제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최근 안정되고 있는 경기도 집값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GTX-C 인덕원역 인근에 위치한 의왕은 지난해 1년 동안 아파트값이 38.56% 폭등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주 -0.02%로 2019년 8월 셋째주 이후 2년5개월 만에 하락전환하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윤 후보측은 집값불안 우려에 대해선 "단기적으로는 상승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분산돼 안정을 찾을 것"이란 입장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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