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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주자들도 꽂힌 30년된 아파트..천지개벽 한다[코주부]

팀코주부 기자 입력 2022. 01. 1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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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3기 신도시를 넘어 4기 신도시 얘기까지 나오는 지금, 때 아닌 1기 신도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어느덧 준공 30년차, 1기 신도시의 노후화가 심각해지자 주민들이 리모델링 추진에 속속 뛰어들고 있기 때문인데요. 대선 주자들이 1기 신도시 재정비로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히면서 열기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어디까지 왔는지, 어떤 쟁점들이 있는지 코주부가 정리해봤습니다.

1기 신도시 29만2,000가구 어느덧 ‘서른 즈음’

지난 1989년 4월,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을 잡기 위해 노태우 정부는 1기 신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합니다. 성남시 분당과 고양시 일산, 부천시 중동,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 등 5개 도시에 29만2,000가구를 짓는 대계획이었는데요. 시멘트 품귀 현상과 인건비 폭등이라는 난관을 겪기는 했지만, 대형 신도시 덕분에 1985년 69.8%였던 주택 보급률은 1991년 74.2%로 오르며 집값 안정 효과를 톡톡히 누렸습니다. 집값을 잡는 가장 좋은 방법이 대규모 공급이라는 것을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이 각인시켜준 사건이었죠.

어느덧 1기 신도시에서도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을 넘어선 단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는 2026년이면 29만2,000가구가 100% 준공 30년을 맞이합니다. 이제 신도시라고 부르기엔 1기 신도시는 많이 낡았죠. 건축 기준이 30년 전 것이다 보니 일부 단지는 가구당 주차대수가 0.5대도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 아파트보다 바닥 두께도 얇아 층간 소음에도 취약하고요. 이런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주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분당 이어 산본까지···1기 신도시 재건축·리모델링 연합회 속속 발족

1기 신도시에서 리모델링이 인기를 끈 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리모델링은 준공 15년만 넘어도 도전할 수 있기에 이미 많은 단지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들었죠. 하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기존과는 약간 다릅니다. 개별 단지가 아닌, 수십개 단지가 모여 집단 행동에 나서고 있거든요. 지난해 말 경기도 성남시 분당 19개 시범아파트 7,769가구가 재건축 연합 추진위원회를 결성했습니다. 산본에서는 이달 중으로 총 18개 단지, 1만7,500가구가 참여하는 ‘산본 공동주택 리모델링연합회’가 출범할 예정입니다. 평촌신도시에서도 지난해 5월 21개 단지가 리모델링연합회를 구성했고요.

이렇듯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대형화하는 이유는 계획적인 개발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정부 등 관계 기관에 더 큰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역 내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고양·성남·부천·안양·군포 등 5개 지자체장들이 나서서 ‘노후 1기 신도시 활성화 공동 토론회’를 열고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관건은 용적률···주민들은 “법정 최고치로 상향해달라”

문제는 용적률입니다. 현재 1기 신도시 평균 용적률은 169~226%로 주거 지역 법정 상한선(300%)보다는 낮습니다. 그러나 각 지방자치단체가 도시 과밀을 막기 위해 만든 ‘지구단위계획’의 용적률 제한에 걸려 가구 수를 늘리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성남시가 조사한 분당 공동주택 125개 단지의 용적률 현황에 따르면, 여분의 용적률을 활용해 재건축할 수 있는 단지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1기 신도시 정비 사업이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 위주로 돌아가는 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1기 신도시에서 정비 사업을 본격적으로 벌이려면 결국 차기 정부가 현행 지구단위계획을 수정하거나 특별법을 만들어 용적률을 대폭 높여줘야 합니다.

대선 후보들도 30만 가구에 육박하는 1기 신도시의 표심을 무시할 순 없겠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최근 1기 신도시 용적률을 상향해 1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도 수직 증축에 초점을 맞춘 1기 신도시 리모델링 특별법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내놨고요. 전문가들 역시 최초의 신도시 재정비인 만큼 정부가 개입해 체계적인 개발을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벌써 특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사실 층수를 높여주는 수직 증축 리모델링만 해도 자격 기준이 까다로워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1기 신도시에만 콕 찝어 고층·고밀 개발을 허용한다면 다른 지역의 노후 단지 주민들이 가만히 보고 있진 않겠죠. 1기 신도시 용적률 완화는 전국적인 개발 붐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질 불씨를 품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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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코주부 기자 kojub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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