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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더 빨리 많이 걸려야"..하루 100만명 확진 미국, 왜 이런 말 나왔나 [추적자추기자]

추동훈 입력 2022. 01. 15. 20:03 수정 2022. 01. 1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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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 추기자] 미국은 지난 10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 143만3977명(출처=뉴욕타임스)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연말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여파가 해를 바꿔 이어진 끝에 결국 주말인 9일(31만5458명)보다 112만명 더 많은 확진자를 양산한 셈입니다. 뉴욕타임스 집계 기준으로 일일 확진자 100만명이 넘은 것은 올해 3일 이후 두 번째입니다.

역대급 확진자를 기록한 이번주이지만 오히려 맨해튼에서 코로나 테스트 줄은 지난주보다 훨씬 한산해졌습니다. 연말연시에 최소 30분에서 1시간가량 기다려야 검사를 받을 수 있었던 불과 2~3주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온라인이나 모바일 예약을 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현장에서 검사조차 받기 힘들었던 이전보다는 조금 나아졌단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에는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여파가 정점을 찍었다는 낙관론도 존재합니다.

미국내 일일 확진자수 추이 /출처=뉴욕타임즈
몇 차례나 더 정점을 찍었다 내려오길 반복할지는 사실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당장 검사에 나선 사람들이 확연히 줄어든 모습을 통해 대세적 흐름을 읽어볼 수는 있는 일입니다. 저 역시 맨해튼에 나가 코로나 검사를 받았습니다. 최소 1시간 이상 걸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한 블록만 이동해서 만난 간이 검사장에는 3~4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을 뿐이었습니다. 항상 PCR 검사를 받았는데 이번엔 15분 만에 결과가 나오는 안티젠 검사와 PCR 검사를 한꺼번에 받았습니다. 다행히 안티젠 검사는 음성이 나왔고 최대 이틀이 걸린다는 PCR 검사 결과는 4일째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곳곳에서 검사량이 늘어남에 따라 최소 5일에서 일주일 정도 걸리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 확진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뉴욕 분위기는 다소 차분합니다. 식당 손님들은 여전히 식사를 하고 있으며 백신카드를 확인하는 식당의 규정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영하로 떨어진 날씨 탓에 도로에 사람들은 줄었지만 들어가는 식당마다 크게 코로나 여파로 텅텅 비었단 느낌이 드는 데는 많지 않습니다.

줄어든 맨하튼 코로나 검사줄 /사진=추동훈 기자
사실상 위드코로나 국면에 들어간 미국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번 오미크론 대유행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풍토질병화 초석이 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합니다. 오는 2분기 경제성장률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미크론이 더 크고 빠르게 확산되고 지나가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옵니다. 전파력은 강해졌지만 위험성이 줄어들면서 매년 예방접종이 필요한 독감처럼 진화할 것이란 기대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 경제의 향방을 결정지을 열쇠는 바로 인플레이션 문제입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역시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최근 발표된 12월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지수는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입니다. 제롬 파월의 강력한 인플레이션 대응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물가상승률은 뉴욕 증시에도 큰 부담이 된 상황입니다. 월가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과연 Fed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그 입에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오늘은 뉴저지에 위치한 한 현지 식당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뉴저지는 백신카드조차 확인하지 않지만 시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고 식당을 가득 채워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미국에 국한된, 뉴욕·뉴저지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코로나로 인해 폐업하거나 파리떼가 날리는 식당은 많지 않습니다. 이미 1년 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식당을 사실상 문 닫게 했던 정책의 결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 /사진=AP연합
같은 날 직원 100명 이상 고용 사업장에 대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라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해 이는 부당하다는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개인의 자유와 각 주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이유입니다. 미국의 코로나 대응책 역시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정부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판단이 나오고, 여전히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목소리 역시 연일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코로나 확진자 수에도 불구하고 뉴욕 분위기는 혼란보다는 차분함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과연 미국 경제와 뉴욕 증시 역시 숫자와 결과로 이러한 차분함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연초 영하의 추위 속에서 그 결과가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추동훈 뉴욕 특파원(chu.newyo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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