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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원 주식 거래"..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직원은 어디에 투자했을까

이가람 입력 2022. 01. 15. 22:03 수정 2022. 01. 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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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공적자금 2215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씨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대규모 횡령 혐의로 구속됐던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씨가 단독범행을 인정하고 검찰에 송치됐다. 조사 과정에서 횡령금을 주식 투자에 사용한 정황이 드러나자 이씨가 거래한 것으로 알려진 종목도 약세를 나타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씨는 횡령금 대부분을 주식 거래에 쏟아부었다. 지난해 총 42개 종목에 출자해 760억원대 손실을 봤다. 이씨가 주식을 반복적으로 사고판 매매금액은 총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씨가 투자한 종목 중에서는 동진쎄미켐과 엔씨소프트가 가장 눈에 띈다. 전날 동진쎄미켐은 전장 대비 500원(1.22%) 하락한 주당 4만650원으로 하루의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서 20.29%나 내려앉았다. 이 기간 시가총액도 2조6221억원에서 2조899억원으로 5321억원 넘게 증발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약 1430억원을 들여 동진쎄미켐의 주식 391만7431주(7.62%)를 장내 매수했다. 매수가격은 주당 3만6492원이었다. 이후 두 달에 걸쳐 336만7431주(6.55%)를 약 1112억원에 처분하면서 적자를 봤다. 동진쎄미켐은 발포제를 생산하는 전자재료기업이다. 오스템임플란트와 연결고리가 없지만 이씨가 대주주였었다는 이유만으로 하락세를 탔다.

엔씨소프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엔씨소프트 주식을 49만2392주(2.24%) 순매수했다. 먼저 70여만주를 매수하고 21만여주를 매도했다. 순매수액은 3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엔씨소프트는 당시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 진출 소식과 이씨의 매수세가 맞물리면서 상한가를 달성하기도 했지만 이후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이씨도 수백억원을 날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엔씨소프트의 경우 횡령 사건의 여파보다는 어닝쇼크로 인한 실망감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하향했기 때문이다. 전날 엔씨소프트는 전장보다 2만2000원(3.64%) 빠진 58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과 오스템임플란트의 투자 활동으로 영역을 넓히면 관련 종목은 더 늘어난다. 최 회장은 APS홀딩스의 대주주다. 총 177만3039주(8.69%)를 보유하고 있다. APS홀딩스는 최 회장이 대출 상환을 위해 지분을 정리할 것으로 관측돼 연일 부진한 모습이다.

오스템임플란트도 활발하게 주식 투자를 해 왔다. 투자시장에서는 이씨가 입사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됐다며 이씨의 주도로 이뤄졌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그동안 삼성전자, 삼성물산, SK하이닉스, SK케미칼, SK디스커버리, 씨에스윈드, 효성중공업, 금호석유, 나이벡, 텔콘RF제약 등의 주식을 매매했다. 확률상 차익을 시현하지 못한 종목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씨는 수차례에 걸쳐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335억원을 반환하면서 최종 횡령금액은 1880억원으로 집계됐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금담당자였던 이씨는 잔액 증명서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공적자금을 자신의 은행 및 증권계좌로 이체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주주들의 속도 타들어 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심의에 들어간다며 신년이 되자마자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권 매매 거래를 중지시켰다. 글로벌 임플란트 시장에서 존재감이 상당하고 코스닥 시가총액 25위권에 드는 회사인 만큼 건실함과 성장성을 고려해 주식을 사들였는데, 하루아침에 거래가 중단되면서 상장폐지 우려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씨가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하는 만큼 상장폐지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거래소를 통해 이씨의 주식 거래 내역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거래 규모가 큰 만큼 특정인을 돕기 위한 시세 조종 등 불공정거래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불공정거래 의혹을 받게 되면 자본시장법 위반까지 더해져 처벌이 가중될 확률이 높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 대비 횡령 규모가 커 자금 회수 가능성에 따라 실질심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면서 “기업의 영속성이나 투자자 보호 등을 참작하면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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