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7시간' 방송 앞둔 野 '긴장 모드'.."치명타 안될 것" 분석도

최동현 기자 입력 2022. 1. 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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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공작이자 범죄행위" 프레임 대응..내부선 '선제적 사과'도 검토
이준석 "되통수 맞는 모양새 되면 국민 공감 생길 수도"..尹 "제가 언급 않는 게 좋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2021.12.2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 관련 방송 보도가 16일 오후 8시20분으로 예고되면서 야당이 '초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김씨의 통화 녹취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 방송에서 어떤 내용이 김씨의 '육성'으로 공개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MBC 보도를 '선거개입이자 범죄행위'이라는 프레임으로 대응하고 있다. 애초 서울의소리 소속 기자가 정치적 목적으로 김씨에게 접근해 발언을 유도했고, MBC가 지속적인 반론권 요청을 묵살해 대선에 악의적인 영향력을 미치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MBC 보도는 몰래카메라보다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상대방이 사악한 의도를 가지고 유도한 대화를 정상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 선대본부와 김씨는 전날(15일) MBC에 서면으로 반론을 요청하고, 실질적인 반론권 보장을 위해 '방송 개요'를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MBC는 '김건희씨와 직접 통화하지 않는 이상 방송 내용을 알려 줄 수 없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변호인을 통해 김씨의 반론을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방송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MBC는 '김씨가 직접 전화를 받아야 알려줄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언론의 정상적인 취재라고 볼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 수석대변인도 "MBC는 김씨가 인터뷰에 응해야 방송 개요를 알려주겠다는 억지를 부린다"며 "갖은 핑계로 반론을 방송에 반영하지 않는다면 '언론의 기본 사명'과 '취재 윤리'까지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채널A 권언유착 의혹 사건'인 연관된 당사자인 장모 기자 등을 언급하며 김씨의 통화녹음 관련 보도가 '정치공작'이라는 프레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 수석대변인은 "장 기자는 제보자X로 불리는 지모(필명 이오하)씨와 12월부터 불법 통화 음성파일을 공유하면서 계획을 짜온 것으로 보인다"며 "검언유착이 아니라 오히려 권언유착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짜깁기 왜곡 방송으로 '채널A 사건 시즌2'를 기획하는 것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국민의힘은 우선 이날 MBC 방송 내용을 검토한 뒤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부에서는 국민적 공분을 살 수 있는 '육성 발언'이 나올 경우 곧바로 사과를 하는 '선제적 대응 계획'도 논의 중이다.

선대본 핵심 관계자는 "통화 녹음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응책을 세울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방송에서 우리 쪽에서 잘못한 내용이 있다면 먼저 사과를 드리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야권 일각에서는 이번 방송이 윤 후보의 지지율에 '치명타'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씨가 앞서 '허위 경력 의혹' 등으로 각종 논란에 선 바 있어 이날 김씨의 발언을 놓고 논란이 일더라도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MBC 보도가 윤 후보에게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실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보지 형태로 유출된 김씨의 발언을 근거로 윤 후보에 대한 동정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15일) JTBC 인터뷰에서 "(MBC의 보도로 김씨가) 뒤통수를 맞는 모양새가 되면 (국민들이 김씨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MBC 보도 내용을 파악하기 전까지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MBC 보도에 대한 입장 요구를 받자 "내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제가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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