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한 달 만에 2900선 붕괴..외인·기관 매도세 2890.10 마감

이가람 입력 2022. 1. 17. 16:36 수정 2022. 1. 1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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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2900선을 내줬다. 기업공개(IPO)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가까워졌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의지와 글로벌 경제지표 부진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17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31.82포인트(1.09%) 하락한 2890.10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37포인트(0.12%) 내린 2918.55로 출발해 꾸준히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900선까지 밀린 것은 지난달 1일(2899.72) 이후 처음이다.

매매 주체별로는 개인이 4827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520억원과 2593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매매는 2515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1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대표지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56%)는 떨어지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08%)와 나스닥지수(0.59%)는 소폭 올랐다. 먼저 연준의 주요 인사들이 매파적 기조를 이어가면서 국채 10년물 금리가 1.77% 수준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1.9% 감소했다. 시장예상치인 0.1% 감소보다 더 낮은 값이 도출됐다. 연말 쇼핑 대목에도 높은 물가가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그뿐만 아니라 산업생산과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도 모두 예상치를 하회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연내 금리 인상이 4회 이상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어쩌면 6회나 7회일 수도 있다"며 "성장률 측면에서는 상황이 좋아 보이지만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0%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덮쳤던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연중 최저치까지 내려왔다. 이에 인민은행은 정책자금을 공급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기존 2.95%에서 2.85%로 0.1%포인트 낮추는 등 대응에 들어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통화정책 이슈에 일희일비하고 있다"며 "경기와 통화정책 사이의 거리가 좁혀져야 시장은 안정을 찾고 추세 반전을 모색할 수 있는데, 연준의 긴축 행보는 여전하면서 경기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어 경기와 통화정책 간의 간극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의 증권시장 데뷔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보유 중인 주식을 팔아 현금화하고 있다. 내일부터 이틀간 공모주 일반 청약이 진행된다.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한동안 기관과 외국인이 물량 끌어모으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주저앉았다. 삼성전자(0.26%)와 네이버(0.44%)만이 오른 가운데 SK하이닉스(-1.17%), 삼성바이오로직스(-2.82%), LG화학(-1.26%), 삼성SDI(-0.93%), 현대차(-1.91%), 카카오(-1.06%), 기아(-1.31%), 포스코(-2.17%) 등이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2개 상한가를 포함한 156개 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없이 745개 종목이 하락했다. 30개 종목은 보합에 그쳤다.

특히 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은 지난주 얼라이먼트센터가 경영진의 주식 매도 제한 규정을 신설했음에도 좀처럼 투자심리 회복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 모든 계열사 경영진은 일정 기간 지분을 정리할 수 없다. 최고경영자(CEO)는 2년, 임원은 1년간 주식 매도 행위가 금지된다. 스톡옵션 행사도 마찬가지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이 연기됐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IPO)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분식회계 의혹으로 연일 주가가 흘러내리고 있는 셀트리온의 약세도 눈에 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회계 조사 결과를 놓고 회계 처리 기준 위반 여부를 논의한 바 있다. 최종 회계 위반으로 결론이 날 경우 한국거래소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심의가 개시된다. 이날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와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는 주가 반등을 목표로 자사주를 취득했다. 각각 3000주와 1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업종별로 보면 의료정밀(1.64%)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반면 의약품(-3.18%), 은행(-2.22%), 건설업(-2.14%), 섬유·의복(-2.05%), 운송장비(-1.97%), 기계(-1.84%), 철강·금속(-1.93%) 등 대부분이 타격을 입었다.

코스닥은 전장 대비 13.49포인트(1.39%) 내린 957.90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0.42포인트(0.04%) 오른 971.81로 출발해 곧 하락 전환됐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188억원과 928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홀로 117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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