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녹취록'에 "심려 끼쳐 죄송하다" 몸 낮춘 윤석열

성지원 입력 2022. 1. 17. 17:51 수정 2022. 1. 18.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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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7일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녹취록’ 보도에 대해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MBC가 보도한 김씨의 녹취록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윤 후보는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보도를)직접 보진 못했다”면서도 “남편인 제가 좀 더 잘 챙겼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선거운동을 하러 새벽에 나갔다가 밤늦게 들어오고 하다 보니 아내와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기념촬영이 끝난 뒤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2022.01.17


앞서 MBC는 김씨가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인 ‘서울의소리’ 소속 기자 이모씨와 6개월에 걸쳐 7시간가량 통화한 녹취 파일을 이씨를 통해 확보해 일부 내용을 보도했다. 김씨는 대선 캠프 인사 및 전략에 관여하는 듯한 발언을 하거나, 미투(MeToo)운동과 관련해 “돈 안 챙겨주니까 (미투가)터지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윤 후보는 김씨가 대선캠프 운영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제 처가 선거운동에 많이 관여했다면 그런 통화를 그렇게 장시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겠나. 바쁘게 남편 선거운동에 관여하고 도와주는 상황이라면 그런 통화가 가능했을지 생각해달라”고 해명했다. 이어 “저도 정치를 처음 하다 보니 여러 분들의 추천에 의해 (사람들이) 오고 있는 마당에 제 처가 여의도 정치권에 누구를 알아서 저걸(인선을) 하겠나. 그런 얘기 자체를 들은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투 운동과 관련해 김씨가 “저나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안희정(전 충남지사) 편”이라고 한 데 대해선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윤 후보는 해당 보도 경위에 대해서도 “사적인 대화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도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당 대선 후보들이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 세 번째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부겸 국무총리, 이상택 매일신문사 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 2022.01.17

‘건진법사’라는 인물이 캠프 운영에 깊이 관여한다는 의혹을 다룬 또 다른 언론의 보도에 대해 윤 후보는 “참 황당항 얘기”라고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윤 후보는 “그분이 무속인이 맞나”고 되물으며 “우리 당 관계자에게 소개받아서 인사를 한 적이 있는데, 저는 스님으로 알고 있고 ‘법사’라고 들었다. (캠프에서)직책을 전혀 맡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무속인을 만난 적이 없다”고 거듭 해명했다.

이날 윤 후보의 메시지는 “국민통합”에 집중됐다. 불교포럼 축사에선 화합을 강조한 원효대사의 '불이(不二)와 화쟁(和諍) 정신'을 언급하며 “사회 분열로 국가 미래의 발목을 잡고 코로나19 위기로 국민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이 시점에 무엇보다 의미 있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후보는 “종교로서의 역할은 물론이고 민족문화유산 보존과 계승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불교계 역할에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합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라고 지칭해 불교계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후에는 재경 대구ㆍ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국민 화합과 통합을 이루고 자유와 창의, 경제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보수 텃밭’인 대구ㆍ경북을 향해 “임란(임진왜란) 당시 구국 정신으로 의병활동을 해 나라를 일으키고, 이후엔 국채보상운동을 했다. 한국전쟁에선 낙동강 전선을 막아 공산 침략에서 자유민주국가를 지켰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발전의 주역인 대구경북민들이 위기에 빠진 나라를 걱정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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