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실종'됐던 한국 영화.. 설 연휴 3편 대격돌

김성현 기자 입력 2022. 1. 18. 03:03 수정 2022. 1. 1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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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한효주와 돌아온 '해적 2′ - 한겨울에 즐기는 해상 액션물
실화 바탕에 둔 정치극 '킹메이커' - 선거판의 치열한 두뇌싸움 그려
박소담이 이끄는 K추격 액션 '특송' - 창의적인 연출로 남다른 속도감
설 연휴를 맞아 한국 영화들이 극장가로 돌아왔다. 강하늘·한효주 주연의 ‘해적: 도깨비 깃발’(위부터), 50년 전 대선 정국을 다룬 정치극 ‘킹메이커’, 박소담 주연의 ‘특송’. /롯데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NEW

연말 연초 한국 극장가는 거미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신세였다.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5주 연속 주말 흥행 1위를 기록하면서 관객 689만명을 돌파했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직전에 개봉했던 ‘남산의 부장들’(475만명)을 뛰어넘은 유일한 영화이기도 했다. ‘스파이더맨’ 이외에도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매트릭스: 리저렉션’까지 개봉 신작도 그야말로 외화(外畵) 일색이었다.

집 나갔던 한국 영화들이 설 연휴를 맞아서 극장가로 돌아온다. 2014년 관객 860만명을 동원했던 영화 ‘해적’의 후속편인 ‘해적: 도깨비 깃발’, 50년 전인 1971년 대선을 다룬 정치극 ‘킹메이커’가 26일 나란히 개봉한다. 지난 12일 개봉한 박소담 주연의 액션물 ‘특송’까지 모처럼 한국 영화의 삼파전(三巴戰)이 열린다.

해적

한겨울에 즐기는 수전(水戰): ‘해적: 도깨비 깃발’

‘해적: 도깨비 깃발’은 2014년 흥행작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후속편. 유머와 액션을 버무린 판타지 사극인 전편은 한국판 ‘캐리비안의 해적’을 표방하면서 860만 흥행을 기록했다. 8년 만의 이번 속편에서는 해상 액션물이라는 장르만 그대로 가져왔을 뿐, 주연과 연출을 모두 바꾸는 승부수로 시리즈를 재가동했다.

전편의 김남길·손예진·유해진에 이어서 이번에는 강하늘·한효주·이광수가 바통을 건네받았다. ‘히말라야’의 이석훈 감독에 이어서 이번에는 ‘탐정: 더 비기닝’의 김정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한겨울에 즐기는 수전(水戰)이야말로 이 영화의 역설적 재미. 강하늘·한효주는 수상과 수중을 넘나들면서 호쾌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강하늘은 지난 12일 간담회에서 “모든 연기자들이 수중 촬영 훈련을 받았지만 막상 실제로 해보니 달랐다. 잘 때 누우면 코에서 물이 흘러나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효주도 “물에서 움직이다 보니 다음 날까지 눈·코·입에서 물이 나왔다”고 맞장구쳤다.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드물었던 해양 블록버스터(총제작비 235억원)에 도전한 점은 높이 평가할 대목. 하지만 액션과 유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보니 이야기의 구조가 다소 헐거워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영화 ‘킹메이커’는 후보 김운범(설경구·왼쪽)과 참모 서창대(이선균)를 빛과 그림자에 비유해서 정치계의 짙은 명암을 드러낸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대선 시즌의 정치극 ‘킹메이커’

26일 개봉하는 ‘킹메이커’는 대선 시즌의 정치 드라마. 역사의 시계를 50년 전으로 되돌려서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이 맞붙었던 1971년 선거 현장으로 돌아간다. 당시 김대중 후보의 ‘그림자 참모’였던 고(故) 엄창록씨의 실화에 바탕했다. 배우 김종수가 박 대통령, 유재명이 김영삼, 설경구가 김대중 역을 맡았다. 이선균이 참모 엄창록 역할을 맡아서 정치의 짙은 명암을 그린다.

실존 인물의 이름을 바꾸기는 했지만, 1970년 야당 후보 선출 과정 등은 대체로 실화에 바탕하고 있다. 후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여야 진영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야말로 정치극의 묘미다. 하지만 시시각각 넘치는 선거 뉴스의 홍수 속에서 영화에서 정치와 다시 맞대면해야 하는 피로감은 자칫 감점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특송, 영화

박소담 주연의 여성 액션물 ‘특송’

박소담은 영화 ‘기생충’에서 ‘독도는 우리 땅’을 개사한 노래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배우. ‘특송’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람이나 물건을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전문 운전 기사 역을 맡았다. 지극히 한국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차량 추격 장면으로 한껏 속도감을 끌어올린 액션물. 지난 12일 개봉 이후 한국 영화 1위(관객 23만명)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영화계에서는 한국 영화의 복귀를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조성진 CGV 전략지원담당은 “‘모가디슈’ ‘싱크홀’ 같은 대작들이 개봉했던 지난해 여름 이후 한국 영화들이 맞대결하는 것도 오랜만”이라며 “그동안 침체됐던 극장가에도 활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화 시장 분석가 김형호씨는 “가족 영화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약점은 있지만, 설 연휴에 한국 영화들이 외화들과 경쟁하면서 지난해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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