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UAE 정상회담 돌연 취소
아부다비 일대서 드론 공격 당해
중동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와의 정상회담을 갖지 못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현지 시각) “왕세제가 예기치 못한 불가피한 사정으로 참석을 못 하게 됐다”며 “UAE 측에서 정중하게 양해를 구해왔다”고 했다. UAE에서는 무함마드 왕세제가 실질적 국가수반 역할을 한다.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 중 이례적으로 두바이 한 곳에서 3박 4일간 머물면서도 정상을 만나지 못한 것이다. 청와대와 UAE 측은 모두 외교 문제를 내세워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17일 무함마드 아부다비 왕세제가 주최하는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개막식 및 자이드상 시상식에 참석한 뒤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계획했었다. 당초 청와대는 “왕세제와 오찬 또는 만찬 가능성도 있다”며 “양국 간 협력을 한층 더 실질적이며 미래 지향적으로 확대·심화시켜 나가는 방안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 개막식 등은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 주최로 바뀌었고, 양국의 정상회담과 오찬·만찬은 불발됐다.
UAE 측은 “뜻밖의 긴급한 상황”이라고 이해를 구했다고 한다. 코로나 상황 악화, 또는 예멘 후티 반군의 아부다비 일대 드론 공격과 관련이 있다는 추측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UAE에서 정확하게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고만 답했다. 그러면서 전날 진행된 UAE 총리와의 양자회담을 한·UAE 정상회담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UAE의 코로나가 심각한 이 시점에 꼭 순방을 갔어야 했는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특히 UAE에 국내 방산 역사상 최대 규모(4조원대)로 국산 요격 미사일 ‘천궁II’를 수출키로 한 성과를 낸 상황에서 정상을 못 만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문 대통령은 2018년 3월에 이어 임기 중 두 번째로 UAE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16일 저녁 가수 싸이, 선미 등이 참석한 두바이 엑스포 ‘한국의날’ K팝 콘서트를 관람한 데 이어, 17일에는 한-UAE 양국 간 보건의료 협력의 사례인 셰이크 할리파 전문병원(SKSH)을 방문했다. 4년 전 순방 때 문 대통령이 찾았던 현지 파병부대인 아크 부대는 이번에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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